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성남지역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 빈소에는 지인과 직장동료들의 애도 발길이 이어졌다.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김모(27·여)씨의 빈소에는 직장동료 수십 명이 찾아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당시 김씨는 강모(24·여)씨 등 직장동료 서너 명과 함께 있었으며 강씨도 함께 변을 당했다.
빈소를 찾은 동료 10여명은 접객실에 둘러앉아 허공만 응시한 채 어떤 말도 나누지 않고 침묵만 지켜 동료 두 명을 한 번에 잃은 충격을 여실히 보여줬다.
공연장 인근 엔지니어링 업체에 근무하던 이모(45)씨는 사고 직전 한 직장동료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이후 동료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인상착의를 확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유족은 “고인의 아내와 자녀가 중국에 있는 와중에 사고가 났는데 고맙게도 동료들이 찾아줬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김모(40)씨의 빈소에서 만난 김씨의 직장동료(43)는 “김씨가 잠깐 쉬러 나간 것이기 때문에 자리에 컴퓨터도 켜져 있었다”며 “사고가 난 환풍구 근처에서 종종 휴식을 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이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현장 인근의 한 제조업체 직원 방모(40)씨는 공연장에 늦게 도착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태양광 발전업체 영업사원인 조모(35)씨는 촉망받는 직원이라고 했다.
조씨의 아버지는 “집은 원래 인천이지만 회사 다닌다고 판교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슬퍼했다.
한편, 희생자 16명 중 장례를 치른 1명을 제외한 15명의 빈소는 성남 중앙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각 5곳, 분당제생병원·용인 강남병원·평촌 한림대성심병원·서울 을지병원 등에 마련돼 있다.
/성남=노권영·민경화·이슬하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