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인근에 거주하는 J모(63·여)씨는 몇 달 전부터 갑자기 책상다리를 하고 앉을 때 마다 엉덩이와 다리가 당기고 아파 골반뼈에 문제가 있나하고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통해 정밀 검사를 해본 결과, 뼈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 협착증’이었다. 원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척추관 주위 조직의 비대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신경이 눌려 발생하게 된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이 요통이고 다리가 터질듯 아프고 아프거나 엉덩이와 허벅지가 당기고 점차적으로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도 비슷해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그러나 쉬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제일 먼저 이 병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보면 진료 받은 환자는 2012년도 기준으로 114만 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치료법은 초기에는 운동요법이나 약물 및 주사치료로 가능하다. 어느 정도 초기를 넘어서면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최근에 등장한 것이 수술하지 않는 ‘풍선시술법’이다. 협착을 직접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시술법으로 2013년 8월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새로운 비수술 시술법이다.
심장혈관 시술법인 ‘풍선확장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좁아진 부위를 풍선을 이용해 넓히는 원리로 개발됐는데 2~3㎜ 가량의 바늘과 함께 가는 카테터를 집어넣고 이를 통해 좁아진 신경 통로나 유착이 심한 곳에 풍선을 삽입해 넓힌 후 유착을 제거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시술시간은 대체로 20~30분 정도로 짧으며 부분마취로 시행된다. 입원은 필요 없으나 필요에 따라서는 1~2일 정도는 있어야 한다. 숙련된 의사가 모니터를 보면서 시술을 하기 때문에 정확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를 넘어서 협착이 심한 환자는 부득이하게 수술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척추관절을 손상하지 않는 ‘ULBD’ 수술법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평택 굿스파인병원의 신경외과 연구팀은 척추관 협착증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ULBD치료법의 임상 결과를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켄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제54차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ULBD’ 수술법은 미세현미경 수술 하에서 편측 부분 후궁절제술 후 양측 관절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거기서 눌린 신경을 모두 감압해주는 새로운 수술법이다.
즉, 척추관절 손상을 최소화하고 그대로 보존하면서 수술이 불가피한 퇴행성 전위증을 동반한 척추 협착증 환자에서 척추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척추관절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이 수술법은 기존에 시행하던 척추유합술보다 덜 침습적이다.
척추 관절을 손상을 최소화해 임상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술법임을 입증했고, 허리 수술 후에 발행하는 전방전위증(척추 뼈가 어긋나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척추관절 보존이 그동안 의학적인 과제였는데 ULBD 수술법이 이를 해결해 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학적 치료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 수영, 자전거타기, 가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나 조깅 등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운동은 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박진규 평택 굿스파인병원 원장>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