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가족
감독: 강제규
배우: 박근형/윤여정/조진웅/한지민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 장수마트의 모범직원인 그는 배려심과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남자다.
그러던 성칠앞에 고운 외모의 ‘금님’이 나타난다. 성칠의 까칠한 태도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천생 여자인 그에게 성칠은 금새 사랑에 빠지고 만다.
영화 ‘장수상회’는 한 평생 무뚝뚝하고 거칠게만 살아왔을 것 같은 까칠한 성칠과 누구에게나 친절한 소녀 감성의 꽃집 여인 금님,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떨리는 만남과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연애 과정을 통해 여느 20, 30대 젊은 세대의 사랑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자극한다.
금님의 데이트 신청에 10대처럼 당황하는 성칠과 그의 생각으로 밤잠 설치는 금님은 사랑에 대한 풋풋한 감성과 떨림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영화는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쿨한 연애가 유행이 된 요즘, 서로를 향한 진심과 깊은 배려로 다가서는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전한다.
‘장수상회’는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8) 등 강렬한 드라마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특히 ‘장수상회’는 그가 선보이는 첫 번째 감동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강제규 감독은 장수상회 속 두사람의 사랑에 대해 “종종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데, 어떤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계절이든 무척 소중하다. ‘장수상회’의 성칠과 금님이 맞이한 아름다운 계절 속 사랑처럼 사랑은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귀한 것, 그렇기에 절박하고 애틋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커플 성칠과 금님을 연기한 연기파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의 달달한 케미도 볼거리다.
50여 년간 쉼 없이 활동하며 2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 깊고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신뢰감을 쌓아온 배우 박근형은 영화에서 ‘금님’ 앞에만 서면 무장해제되는 ‘성칠’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와 냉철한 이미지를 벗고 풋풋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융통성이라곤 없는 고집 센 노신사에서 첫사랑에 빠진 소년의 싱그러운 모습부터 데이트를 기다리는 청년의 모습, 진심 어린 사랑에 빠진 성숙한 남자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성칠 캐릭터는 박근형의 탄탄한 연기와 변신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사랑스런 매력으로 극을 이끈다.
더불어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연기파 배우 윤여정은 ‘금님’으로 분해 박근형과 명불허전의 앙상블을 보여준다. 그는 평소엔 수줍음 많은 꽃집 여인이지만 성칠에게 먼저 다가가 무뚝뚝한 그의 마음을 뒤흔드는 금님을 소녀 같은 순수함과 깊은 눈빛으로 완성해냈다.
‘장수상회’는 명불허전 두 배우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더불어 꽃보다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