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호러
감독: 박재식
배우: 김성수/한고은/배그린/신정선
의문의 사고로 인해 손 접합수술을 하게 된 유경(한고은)과 그의 연인이자 수술 집도의 정우(김성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섬뜩한 공포를 담은 ‘검은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부터 조여오는 두려움으로 손에 땀을 쥐는 스릴과 공포를 선사한다.
‘검은손’의 박재식 감독은 “유전자 변형을 통한 장기이식이라는 특화된 소재를 이야기 하며, 인간의 뒤틀린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생체공학이식과 유전자 변형을 통한 장기이식이라는 특화된 소재를 다룬 영화 ‘검은손’은 의학의 발전과 윤리적 논란 사이에서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생체이식술의 실태에 대해 신랄하게 파헤친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이나 최근 의학 발전의 성과로 기사회되는 안구, 신장, 간 등의 장기이식이 세계 의학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르는 윤리적 논란도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박재식 감독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에서 비롯된 생채이식의 실체와 비윤리적 이면을 꼬집으며 지금껏 본 적없는 새로운 공포를 선보인다.
영화는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로 새로운 공포를 선사함과 동시에 섬뜩한 공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박재식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할 때부터 캐스팅 1순위로 점찍었다는 한고은은 공포에 질린 주인공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차가운 표정과 중저음의 목소리, 겁에 질린 끔찍한 비명소리까지 알수없는 존재로부터 두려움에 떠는 주인공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핸섬한 외모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주목을 받아온 김성수는 자신의 욕망을 감춘 채 냉철한 카리스마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 ‘정우’로 분했다. ‘분홍신’(2005)이후 두 번째로 공포영화에 출연한 그는 이중적인 정우를 완벽하게 연기해 섬뜩한 공포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검은손’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된 ‘히키코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공포로 풀어낸 ‘외톨이’(2008)를 연출한 박재식 감독이 7년만에 ‘검은손’으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인간의 잘못된 탐욕과 욕망이 얼마나 추악한 거짓말들을 만들어 내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박 감독은 장기이식 수술 이후 시작된 알 수 없는 저주의 공포를 그리며 누군가가 숨기고 있는 어두운 현실의 이면을 꼬집는다.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인간의 극단적인 이중성을 치밀하게 표현해 냈다. 오는 16일 ‘검은손’의 심장을 조이는 공포감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