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그리스 신화를 만날 수 있는 한권의 책이 나왔다.
신화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문화유산이다. 사람이 살던 흔적은 사라져도 그들이 살아가며 겪었던 모험과 성취에 대한 이야기는 남는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위대한 시인의 노래가 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겼다. 그리스신화는 바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던 인류의 욕구에 의해 탄생된 것이다.
생명이 없는 돌이나 건축물도 이야기가 있으면 생명을 얻고, 살아 있는 사람도 이야기가 없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남는 것은 이야기뿐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신화가 될 때 가장 확실한 생명을 얻는다.
책의 저자인 유재원 교수는 “신화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척 소중한 일이다. 신화를 연구하는 것도 무척 가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신화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라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스 아테네 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취득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 그리스학과를 개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유재원 교수가 그리스에서 보고 경험한 생생한 그리스 신화를 담은 책을 펴냈다.
‘그리스신화Ⅰ:올림포스 신들’은 ‘신화가 말하는 우주의 생성과 대폭발이론’을 시작으로 신들이 탄생하게된 배경을 설명하고 제우스, 헤스티아, 헤라, 데메테르, 아프로디테 등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신화를 왜곡하고 오염시킨 요소들을 제거한 진짜 ‘그리스신화’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알고 있던 살아있는 올림포스 신들을 그리스신화의 현장에서 직접 만나게 된다. 승리하기 위해 신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인간의 힘을 빌리는 제우스의 현실감각부터 석류 한 알을 먹고 지하 세계와 영원한 인연을 맺은 페르세포네 이야기, 인간 안키세스에게 반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와 사랑을 나눈 아프로디테, 올림포스의 2인자 아폴론이 한 여인을 두고 인간 남성과 경쟁하다가 패배하는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서사로 넘쳐난다. 책에서 주목할만한점은 그리스에서 유학한 저자가 신화의 이야기가 담긴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것이다. 저자가 그리스 현지에서 직접 찍어 삽입한 사진들은 신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는 6천여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인물을 접함으로써 독자들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이해하고 실제 삶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그리스를 유학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책에 담아 순수하게 그리스 정신에 부합되는 그리스 신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