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수장을 맡아온 강동석 예술감독이 함께한 경기실내악축제는 완성도 높은 실내악무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이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첫 회를 맞은 경기실내악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아게이의 ‘해피버스데이에 의한 변주곡’으로 포문을 연 이날 공연은 흥미롭고 다양한 무대로 꾸며졌다.
피아노 연주곡인 카스테레드 ‘6개의 손을 위한 삼각관계’, 라비냑 ‘8개의 손을 위한 갤롭 행진곡 라단조’는 각각 3명과 4명의 연주자가 한 대의 피아노를 함께치는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여러 명의 연주자가 한 대의 피아노를 연주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무겁게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닌 티격태격하는 연주자들의 연기가 더해져 재미있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한 대의 비올라를 두명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하는 무대는 연주자가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고 등장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비올라를 연주해 아름다운 선율을 완성했다. 여기에 연주자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국립발레단과 함께한 생상스의 ‘백조’는 피아노와 첼로의 농염한 선율과 백조를 연상케 하는 국립발레단의 무용이 더해져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무대를 완성했다.
이날 공연은 익숙한 클래식 작품을 비롯해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작품 등 다양한 음악을 재미있게 듣고 느낄 수 있는 자리로 꾸며져 앞으로 이어질 경기실내악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다만 13회에 걸쳐 진행된 서울공연에 비해 5회로 짧게 끝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