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사극
감독 : 민규동
배우 : 주지훈/김강우/천호진/임지연
‘채홍’은 연산군 11년, 장악원 제조로 있던 임숭재와 그의 아버지 임사홍을 채홍사로 임명해 조선 팔도 각지의 미녀를 색출해 궁으로 들이도록 명한 사건이다.
최악의 간신인 임숭재는 천하를 얻기 위해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을 가리지 않고 미녀를 징집한다. 그렇게 모인 이들을 운평이라 칭했고 임숭재 부자는 운평 중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를 직접 수련시킨다.
천하의 요부 장녹수는 임사홍 부자에게 권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를 불러들여 다희를 견제하고, 왕의 눈에 들기 위한 이들의 치열한 권력다툼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영화 ‘간신’은 희대의 간신 임숭재와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했던 사건인 ‘채홍’을 새롭게 조명했다. 계급을 막론한 수많은 미녀들이 궁으로 징발됐다는 점에서 ‘채홍’은 연산군이 가진 권력의 전횡을 가장 극렬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특히 영화는 왕에게 간택받기 위한 채홍사의 수련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 리얼리티를 살렸다. 나라에서 관리하는 기생으로 분류된 운평들은 왕을 즐겁게 해줄 가무뿐 아니라 잠자리에서 왕을 모시기 위한 기술 또한 배웠는데, 신체검사부터 체력 단련에 이르기까지 수 만 가지의 방중술을 익혔다.
이처럼 역사적 실화를 반영한 ‘간신’은 조선 최고의 색(色)이 되기 위해 1만 미녀들이 수련에 정진하는 모습을 수려한 영상으로 담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천년 이래 으뜸 가는 최고의 간흉’으로 기록에 남아있는 임숭재는 성질이 음흉하고 간사해 충신들을 추방하고 남의 첩을 빼앗아 왕에게 바쳐 총애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최악의 간신이었던 임숭재는 주지훈이 연기한다. 그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기에 역할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는 주지훈은 완벽한 캐릭터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은 물론 역할에 맞는 대사 톤을 위해 발성까지 바꾸며 혼신을 다한 연기를 선보인다.
예술에 미치고 쾌락에 빠진 왕, 연산군은 김강우가 연기한다. 김강우는 영화에서 슬픔과 분노, 광기를 가진 연산군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조선 최고의 미녀 단희와 설중매를 연기한 임지연과 이유영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인간중독’(2014)에서 신비로운 여인 종가흔을 연기한 임지연은 베일에 싸인 여인 단희역을 맞아 매혹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영화 ‘봄’(2014)을 통해 제14회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제6회 올해의 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배우 이유영은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 역을 맡아 관능적인 자태와 요염한 눈빛 연기로 열연을 펼치며 완벽한 설중매로 변신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