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으로 전국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용인시의회가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도 모자라 일부 의원들이 유명 관광지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메르스 여파로 용인지역에서도 수십명의 자택격리자가 발생하고, 일부 학교의 휴업 및 단체활동 취소가 잇따르면서 정찬민 용인시장이 직접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는등 총력대응에 나선 반면 시의회는 외유성 연수로 비난이 커지고 있다.
2일 용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방문단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9박10일 일정(경비 총 5천여만원)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방문단은 2~4일 플러튼 시의회와 플러튼 상공회의소, 농축산브랜드화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이후부터 유명 관광지인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국립공원, 미개척시대를 재현한 도시 캘리코, 실리콘밸리 방문 등으로 채워진 일정을 소화한다.
그러나 방미중인 A의원이 2일(현지 시각)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여러장의 사진을 ‘LA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해 할리우드 영화의 절정을 경험하면서 동료 의원들과 한컷’이라는 간단한 소개 글과 함께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특히 A의원과 함께 미국 방문에 나선 7명의 시의원, 4명의 공무원 단체 기념사진과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독사진, 영화세트장 및 유명 연예인의 손도장 사진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A의원은 해당 게시글 아래 이런 시의회의 행태를 꼬집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란’이라는 댓글이 달리는등 비난이 커지면서 현재 사진을 삭제한 상태다.
한 시민은 “온 나라가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고, 시장이 앞장서서 시민안정과 위기극복을 위한 총력대응에 나선 판에 막대한 혈세를 들여 관광하러 해외연수를 나간 시의회는 누구를 위한 시의회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신중하지 못했다”며 “해외연수 본연의 목적에 맞게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