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에서 배나무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안성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서운면 과수원 3곳(1.7㏊)의 일부 배나무에서 새순과 가지가 검게 변해 말라 죽는 증상이 나타나 농촌진흥청과 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화상병은 사과와 배에 피해를 주는 질병으로 주로 곤충이나 비바람으로 전염된다.
전염된 과일나무의 잎은 흑갈색 병반으로 시들고 줄기가 윗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해 아래쪽으로 퍼져 새순이나 가지가 검게 변해 말라 죽는 증상을 보인다.
국내 과수원에서 이같은 화상병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이날 현재 서운면과 미양면 36농가(사과 1농가 포함)의 과수원 32.4㏊가 피해를 입었다.
또 인근 충남 천안 등에 과수원에도 화상병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화상병이 발생한 나무를 기준으로 100m 이내 과원의 나무를 모두 베어내 매몰처리하고 있다.
이는 현재 화상병을 치료할 약제가 없어 과일나무를 뿌리째 뽑아 생석회로 처리한 뒤 땅에 묻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제작업이 마무리된 농장은 전체 발생농장의 63%인 20.3㏊로 시는 이달 말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그러나 화상병은 꿀벌 등에 의한 전파 외에도 장마철 빗물 등에 의해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어 농가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화상병은 세균성이어서 마땅한 치료약제가 없기 때문에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해당 과수원 전체의 나무를 베어낸 뒤 땅에 묻고 폐원조치하는 것”이라며 “해당 과수원은 앞으로 5년동안 배나무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폐원된 과수농가에 대해 대체작목을 심을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안성배로 유명한 안성시에는 총 850여농가, 1천27㏊의 배 과수원이 있다.
/안성=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