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붐비는 도로에 매번 한 차선을 차지하고 있으면 어떡하라는 말인지 모르겠어요.”
9일 오후 7시쯤 수원시 인계동 인계사거리에서 인계주공사거리로 진행하는 차량들은 동수원우체국이 다가오면서 3차선과 2차선, 1차선을 넘나들며 사실상 2개 차선으로만 통행을 하고 있었다.
사거리 인근 학원에서 운영하는 차량들이 사거리 인근 3차선에 적게는 3대 많게는 4~5대의 학생 운송용 대형 버스를 불법으로 정차시켜놓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3차선으로 진행하던 차량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2차선으로 머리를 들이밀어야 했고 특히 우회전을 하려던 차량 운전자들은 연신 입에서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학원이 운영되는 날이면 매일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관할 행정기관은 수년째 벌어지는 일임에도 상황조차 모르고 있었다.
학원 차량들의 불법 주정차로 인한 시민 불편은 이 뿐이 아니다.
권선구 권선1동에 위치한 M학원도 이 같은 막무가내식 학원 버스 운영으로 주변 상인들의 항의를 받고 있지만 현실은 ‘소귀에 경 읽기’다.
13일 이 학원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47)은 “대형 버스가 수시로 가게 입구는 말할 것도 없이 주차장까지 막는 바람에 영업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참다 참다 학원 측에 항의를 해봐도 전혀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관할 구청이 불법 주정차 단속을 마치는 오후 9시가 넘어서는 불법 지대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시민 이모(35)씨는 “퇴근 시간처럼 학생들이 학원에 나오거나 집에 가는 시간대에는 도로변에 대형 버스가 정차해 있어 인계주공사거리를 지나려면 신호를 몇번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버젓이 주차단속이 이뤄지는 시간에도 이 같은 행태를 보이는 학원 측의 얌체 행동에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관할 구청 교통지도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하원 시간에 교통 마비가 벌어지는 것 같은데 현장을 확인한 뒤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거나 “우선 단속 요원을 통해 현장을 확인해 보겠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수원시 불법주정차 단속은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진행된다./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