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썸머 나잇
장르 : 코미디
감독 : 김상진
출연 : 김동욱/임원희/손호준/윤제문/류현경
고등학교 세 친구는 바바리맨을 잡겠다고 나섰다가 여학생을 인질로 잡은 탈주범을 잡아 ‘용감한 시민’으로 떠오른다.
10여년 후, 구달수(임원희)는 고객에게 지친 콜센터 상담원, 왕해구(손호준)는 갑에게 지친 제약회사 영업사원, 차명석(김동욱)은 ‘엄친딸’ 여자친구에게 지친 만년 고시생이다.
어느 여름 밤, 이들은 현실을 토로하며 술을 마시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부산에 와 있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화려한 일탈을 꿈꾸며 화끈하게 놀아보겠다며 해운대를 헤매다가 얼떨결에 마약 밀매 조직과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15일 개봉하는 ‘쓰리 썸머 나잇’은 화려한 일탈을 꿈꾸며 해운대로 떠난 세 친구가 눈을 떠 보니 조폭, 경찰, 그리고 여친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 겪게 되는 3일 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주유소 습격사건’(1999),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 특사’(2002) 등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던 김상진 감독이 이번 작품를 통해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로의 복귀를 알린다.
영화는 복잡한 줄거리나 개연성, 전하려는 메시지,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멋진 장면은 찾아볼 수 없다.
백사장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줄지어 누워 있고 남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여자 하나 꼬드겨 보겠다고 덤벼든다. 깨진 유리 조각을 밟은 발에서는 시뻘건 피가 뿜어져 나온다. 주인공도 조폭들도 뛰고 또 뛴다.
수영장 파티에서 춤을 추던 걸그룹 멤버가 수중 키스신을 선보인다. 모텔에서도, 횟집 2층 방에서도 뜨거운 밤이 펼쳐진다.
말 그대로 그냥 웃고 즐기는 영화다. 하루하루 힘들고 복잡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생각 없이 ‘이렇게 한번 일탈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때?’라며 말하는 듯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산의 다양한 명소도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술에 만취한 세 친구가 처음 부산에 도착해 깨어나는 장면은 오륙도를 배경으로 촬영, 이들이 처한 현실과 섬의 배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몰입을 더욱 높인다.
또 감천문화마을과 달맞이고개, 누리마루 등 부산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배경은 추격신을 통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역 후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동욱은 처음으로 코미디 장르에 도전, ‘명석’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 임원희는 ‘달수’ 역으로 분해 연기부터 비주얼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이 작품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손호준은 탄탄한 연기로 ‘해구’ 역을 완벽히 소화한다.
배우 윤제문과 류현경의 연기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윤제문은 극 중 세 친구와 끈질긴 악연으로 엮인 ‘마기동’ 역으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류현경은 명석의 여자친구 ‘지영’ 역으로 여성 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