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액션
감독 : 최동훈
출연 : 전지현/이정재/하정우/오달수/조진웅
1920년 의열단 박재혁 의사는 나가사키를 거쳐 부산으로 잠입했다.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를 암살하고 붙잡혀 순국한 후 그의 편지 한통이 뒤늦게 의열단 단장 김원봉에게 전달된다.
“형편이 뜻대로 되어가니 이 모든 것이 그대가 염려해 준 덕분인 듯 합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대의 얼굴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꿈을 위해 싸우다 죽은 레지스탕스의 짧은 편지에는 조국이 사라진 시대에 맞선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남겨지지 않은 이야기로부터 영화 ‘암살’은 시작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3명을 암살작전에 지목한다.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이 그들이다.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암살단은 조선 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을 타깃으로 암살 계획을 세우고, 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다.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이름없는 독립군의 사진 한 장에서 영화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최 감독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지만 시대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다르게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암살’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30년대는 문학사적으로 낭만주의가 팽배했고 모더니즘이 꽃피운 시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독립을 위한 투쟁이 존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는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의열단의 활동 기록을 모티브로 해 가상의 인물들이 펼쳐나가는 허구의 암살 사건을 그려냈다. 더불어 존재감 있는 6명의 배우가 출연해 시대의 비극에 맞서 나가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최동훈 감독과 ‘도둑들’(2012)에서 호흡을 맞춘 전지현은 이번 영화에서 굳은 신념을 지닌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으로 분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 냉철한 임시정부대원 ‘염석진’은 이정재가, 암살단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에는 하정우가 연기해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완벽히 소화한다.
더불어 하와이 피스톨의 파트너 ‘영감’에는 오달수가,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에는 조진웅이 연기해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한다.
수 많은 연극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최덕문은 행동파 독립군 ‘황덕삼’을 연기해 우직한 독립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조국이 사라진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 ‘암살’은 오는 22일 관객과 만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