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로스쿨을 준비해 왔는데 상황을 보면 로스쿨을 나와도 법조인이 되기 쉽지 않고 변호사가 되는 것도 어려워 포기하려구요.”
내년 2월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27)씨는 최근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진학을 포기했다.
어릴적부터 법복을 입고 법대에 앉아 있는 판사를 선망해 왔던 김씨는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의 희망을 실현하고자 했지만 판사나 검사는커녕 변호사로서의 미래도 불투명해진 최근 로스쿨 졸업생들의 현실을 보고 꿈을 접었다.
오는 2017년 사법시험 완전 폐지를 앞두고 김군처럼 로스쿨 진학을 고민했던 예비 법조인들이 인생의 진로를 바꾸고 있다.
김씨는 미리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 로스쿨에 재학중인 A(31)씨는 졸업 후 ‘뭘 먹고 살지’ 고민이다.
검사를 꿈꿨던 A씨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더라도 곧장 검사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당분간 변호사 생활을 해야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변호사 초년생 이 살아남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로스쿨 제도 이후 매년 1천500여명의 변호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해 말 기준 변호사 2만명 시대가 시작되자 로스쿨을 나와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도 과거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없는 법조인들이 늘어나면서 로스쿨의 매력도 떨어지는 실정이다.
실제 아주대 로스쿨의 경우 지난 2012년 41명이던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2013년과 2014년 각각 39명과 38명으로 줄었으며 이에 따른 취업자도 각각 38명에서 32명, 34명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검·판사로 임용된 경우는 4명에서 2명, 0명으로 감소했으며 변호사 사무실 취업 및 개업 역시 26명에서 23명, 20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지난 2012년 졸업생 중 3명만 국가기관·지자체 등에 취업했으나 지난해에는 5명이 공무원이 되면서 과거 공직 진출시 5급 대우였던 것이 최근 6급 대우로 하향됐음에도 공무원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수원지역 한 법조인은 “크게 늘어난 변호사수 때문에 예전의 명성은 사라졌다는 말이 로스쿨 준비생들에게 알려진지 오래다”면서 “때문에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거나 로스쿨 졸업생들도 다소 대우가 떨어지는 공무원 채용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