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관장’도 ‘소장품’도 없는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미술관의 일방적인 개관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졸속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수원역 노점상 추진’ 등 시의 이같은 일방행정이 연이어 진행되면서 ‘소통과 거버넌스 행정’이 사실상 실종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16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10월 8일 수원 화성행궁 옆에 연면적 9천661㎡규모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개관을 추진 중이다.
‘아이파크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 총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시공해 수원시에 기부하는 것으로 국공립시립미술관으로는 전국 다섯번째 규모다.
그러나 시가 개관일까지 공식화했지만 정작 미술관 운영을 책임질 ‘관장’조차 현재까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시는 미술관 운영의 핵심이 될 소장품도 한점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어서 지역 문화계는 물론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게다가 시의 막무가내 개관 방침으로 ‘수원역 노점상 이전 추진’과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컨텐츠 부재’ 등에 이은 ‘소통과 거버넌스 행정을 포기한 관료주의의 일방행정’이란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또한 막대한 운영·유지비용 등에 대한 논란마저 새롭게 제기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시민 혈세로 아이파크 아파트 브랜드 홍보냐, 기업이익의 환수냐는 논란은 차치하고 소장품 하나 없는 미술관이 말이 되느냐”며 “컨텐츠는 없이 덩그러니 건물만 놓여있는 게 시의 현 문화정책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미술관장 자리가 공석인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관장모집 공고를 낼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소장품 확보를 위해 2016년도에 본예산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개관기념 전시가 끝나는 11월8일 전까지 추후 전시계획을 확정해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꾸준히 누릴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전승보 전시감독 등 15명의 직원과 총 5개의 전시실, 2개의 전시홀, 2개의 교육실, 라이브러리, 카페테리아, 뮤지엄라운지 등의 시설로 개관한다.
/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