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남측 가족 10명 중 2명 이상이 상봉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상봉 행사에서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이산가족 412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상봉 후 건강 및 심리 상태를 전화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중 24%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불편 사항으로 ▲불면증(11%) ▲무력감·건강 악화(각각 7%) 등을 꼽았고 북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나 우울증(각각 5%)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봉 후 현재 심정을 묻는 말에 61%는 ‘기쁘다’고 답한 반면 39%는 ‘기쁘지 않다’고 응답했다.
기쁜 이유는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해서’(35%), ‘잘 사는 것을 확인해서’(26%), ‘평생 한을 푼 것 같아서’(17%), ‘통일에 대한 기대감’(11%) 등이었다.
반대로 기쁘지 않은 이유로는 ‘북의 가족이 고생해온 것 같아서’(19%), ‘상봉시간이 짧아 아쉬웠기 때문’(17%), ‘마지막 만남이라는 생각 때문’(15%) 등을 꼽았다.
상봉행사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상봉 기간에 계속 같이 있게 해줘야’(58%), ‘행사성이 아닌 개별적인 가족 대 가족 만남이 돼야’(48%) 등이 주류를 이뤘다. ‘금강산 이외의 장소에서 상봉 희망’(29%), ‘상봉 시간과 횟수 증가’(20%) 등도 개선할 점으로 거론됐다.
또 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을 위해 편지교환 제도화(61%), 상봉 정례화(36%), 거동 불편자를 위한 화상상봉 제도화(35%), 생사 및 주소 확인(23%) 등이 이뤄지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