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감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21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추미애-송영길(인천계양을) 의원의 2파전이었던 더민주 당권 레이스가 3파전으로 급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당 대표는 (차기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승리공식을 만들고,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사이다’가 되는 당대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당 대표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가세가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던 당권 레이스의 흥행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를 두고 벌써 손익계산이 시작되는 등 전대를 향한 관심이 한층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세 후보는 모두 친문계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추 의원과 송 의원은 그간 친문진영을 향해 ‘구애’를 하는 듯한 모습을 노출했고, 김 전 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문 전 대표가 추진했던 온라인 입당을 언급하며 “우리 당의 힘은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온라인 10만 당원 가입과 총선 승리가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친문계의 표도 세 갈래로 분화하면서 결국 어느 정도의 비율로 표를 나눠갖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 의원과 송 의원 측도 표면상으로는 “계파적인 계산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내심 김 전 위원장의 가세가 어느 쪽의 표를 더 잠식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쪽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만큼 ‘호남표’를 가져가면서 송 의원에게 다소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남민심 회복을 위해 송 의원을 지지한 친문진영 인사 중 일부가 김 전 위원장 측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의 출마가 오히려 추 의원에게 일정 부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문 전 대표의 측근들이 추 의원 돕기에 나서며 친문의 표심이 추 의원으로 기울었다는 ‘대세론’이 돌기도 했는데, 3파전으로 바뀌면서 판이 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호남출신인데다 친문계와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숨에 유력 후보가 되리라는 의견도 있지만, 당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등에서 양강 구도를 흔들 만큼의 파괴력은 없으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세 후보 모두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 정책 등에서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김종인 대표에 비해서는 상당한 ‘좌클릭’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주류 진영에서는 이종걸(안양만안)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이후 전대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