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유은혜(고양병) 의원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 이례적으로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여성위원장의 경우는 바뀐 당헌·당규에 따라 자동으로 여성부문 최고위원 자격을 얻으며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도가 고착된 채 밋밋하게 흐르고 있는 당 대표 경선보다 여성위원장 선거가 오히려 화제성에서 앞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두 후보의 캐릭터부터 확연히 달라 눈길을 끈다.
유 후보는 고 김근태 전 의원 계열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출신으로,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비롯한 주요 당직을 지낸재선 의원이다.
양 후보는 30년간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고졸 출신 첫 여성 임원이 됐고, 지난 총선을 앞두고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문재인 키드’로 통한다.
두 후보 모두 문재인 전 대표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특징이 있다.
유 후보의 경우 오랜 당 생활에서 나오는 안정감이, 양 후보의 경우 화제를 모았던 영입인사인 만큼 참신함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두 후보 모두 범친문(친문재인) 성향의 후보인 만큼 당내 최대계파인 친문진영의 지지도 갈라지고 있다는 점도 경선을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언급되고 있는 ‘친문 진영의 분화’가 이번 여성위원장 선거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실제로 손혜원 의원은 유 후보를 사실상 공개 지지했고, 최재성 전 의원의 경우 양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또 문 전 대표 당시 함께 영입된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양 후보에 대한 지지 흐름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 후보가 소속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전·현직 의원들 가운데 친문 인사들은 유 후보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모두 각각의 지지층을 확보한 가운데 어느 쪽이 승리를 거머쥘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다만 당 생활을 오래 한 기존 당원들 사이에서는 유 후보가, 지난해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온라인 당원들을 중심으로는 양 후보가 우세를 점하고 있어 어느 쪽이 투표에서 위력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