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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슬픔 주는 파괴적 속성 지녀 한국서 탈북 여동생 만나 행복하다”

北 김책대교수인 아버지 불가리아서 결혼 출생
분단과 이산 아픔 간직한 가족사…재회의 눈물
남경필 도지사 초청으로 첫 한국 방문 이뤄져

 

카멘 남 소피아국립대 교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에 진정한 승리란 없습니다.”

29일 한국을 방문한 불가리아 소피아국립대학교 카멘 남 교수(59)는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공동인터뷰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이같이 표현했다.

카멘 남 교수는 “전쟁은 아이들과 여자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슬픔을 주는 파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며 “미래를 살아가는 후손들에게는 가족끼리 떨어져야 하는 아픔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957년생인 카멘 남 교수는 당시 불가리아 유학 중이었던 남승범(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전 교수)씨와 불가리아인 예카테리나 소피아국립대 교수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1959년 아버지 남승범 교수가 북한으로부터 귀국 명령을 받고, 평양으로 복귀했다.

이로 인해 카멘 남 교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이 두 살 때 함께 찍은 사진만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이날 카멘 남 교수는 이복 여동생인 남율주(가명)씨를 처음으로 만났다. 남율주(49)씨는 남승범 교수가 북한에서 재혼해 낳은 1남 2녀 중 둘째다.

지난 1998년 12월 탈북해 중국에서 아이를 낳고 살다가 2007년 5월 남한으로 터를 옮겨 정착했다.

카멘 남 교수는 “여동생인 율주를 만나 행복하다”며 “가족과 떨어져 수십년 동안 고생했을 여동생에게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바래왔던 꿈이 오늘 이 자리에서 실현됐다”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한국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남율주 씨는 “3년 전 아는 지인을 통해 오빠(카멘 남 교수)의 이메일 주소를 알게 돼 서면으로만 연락을 받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오빠와 대면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과 중국 등을 오가며 힘들게 살아 온 보상을 오늘 오빠와의 만남을 통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멘 남 교수의 이번 방문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5월 불가리아를 방문한 남 지사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카멘 남 교수의 가족사를 듣고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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