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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평화누리길 12코스 끝자락 새처럼 저 산넘어 날아갈 그날이 오리라

 

12코스(통일이음길)<끝>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도 광복을 염원하며 한민족으로서 버텨왔다. 그러나 지난 1945년 광복과 함께 한반도는 미국과 구소련에 의해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나눠 점령됐다. 모스크바 3국(미국·영국·구소련) 외상회의에서 한반도에 대한 신탁 통치 실시가 결정되며 신탁 통치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우리 민족 내부에 분열과 대립이 발생했다. 한반도의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미국과 구소련이 2차례에 미·소 공동위원회를 개최했으나 회담이 결렬됐고 한국의 독립 문제는 국제 연합 총회에 상정됐다. 구소련과 북한은 38도선 이북 지역에 유엔 한국 임시 위원단이 들어오는 것을 거부해 지난 1948년 선거를 통해 남한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 이후 북한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광복 이후인 1950년 6월 25일, 우리에겐 6.25전쟁으로 익숙한 그 날 북한의 침략으로 전쟁이 시작됐고 남북은 상처를 입은채 분단을 지속하고 있다. 그렇게 현재까지도 우리 민족은 남북 분단의 비극적 현실 속에 놓여있다. 평화누리길의 마지막 코스인 12코스 통일이음길은 전쟁의 잔상이 가장 많은 곳이다.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지나간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통일 역사를 꿈꾸게 된다. 통일을 염원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길, 평화누리길 마지막 코스 통일이음길의 역사·문화 이야기와 함께 걸어보자.

군남홍수조절지∼신탄리역 코스
댐 주변 생태습지·휴식공간 마련
농촌휴양지 로하스파크 만날 수 있어

평화누리길 중 전쟁의 잔상 가장많아
유일 분단국가라는 생각에 가슴 먹먹

 


 


■ 통일로 이어지는 평화누리길 마지막 코스 통일이음길

평화누리길 마지막 코스인 연천의 통일이음길은 이름부터 통일로 이어지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통일이음길’이다.

통일이음길은 총 24㎞길이로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해 신탄리역까지 이어진다.

임도의 오솔길이 5㎞이상 펼쳐져있는 것도 다른 코스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휴전선 인근 비무장지대에 접해있는 연천은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 기름진 토양으로 질 좋은 율무와 콩이 유명하다.

시작점인 군남홍수조절지는 임진강 유역 홍수피해를 막고 북측 황강댐 무단방류에 조기대응하기위해 만들어졌다.

최초로 자연형 어도를 도입해 댐 상·하류로 어류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두루미, 수달 서식지 및 오리섬 등도 조성해 건전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댐 주변에는 두루미 테마파크와 생태습지 등 문화·휴식 공간도 마련돼있다.

오솔길을 지나 산길을 내려가면 도로변에서 연천 로하스파크를 만난다.

로하스파크는 현대인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농촌휴양단지다.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옥계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은 옥녀봉 밑에 옥같이 맑은 냇물이 흐르는 곳이라 해 옥계리라 한데서 유래했다.

옥계마을을 나와 78번 국도를 걸어가다보면 필리핀 참전비가 보이는데 율동전투의 승전을 기념하기위한 비다.

이 비는 연천읍 상1리 미래고개에 위치하며 125명의 전사한 영령의 넋을 위로하기위해 지난 1966년 4월 22일 연천 군민이 건립했다.
 

 

 


규모는 기단 높이 2.4m, 비 높이 1m다.

율동전투 또는 메이뤄동 전투라 불리는 이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연천군 북방에서 1951년 4월 22일부터 4월 23일까지 벌인 전투다.

중공군 춘계공세의 일부로써 중국 제44사단은 미국 제3보병사단 휘하의 제65보병여단을 4월 22일 연천 인근에서 공격했다.

필리핀 제 10대대 전투단은 제 65보병여단의 일부로 오후 10시경 중공군의 인해전술과 맞닥뜨렸고 방어선의 일부가 붕괴돼 율동리 일대에 포위됐다.

제 10대대 전투단은 주변 부대와 연락이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4월 23일까지 중공군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제 10대대 전투단의 활약으로 미 제3보병사단은 연천에서 성공적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이 전투에서 필리핀군도 112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필리핀 참전기념비를 지나면 상리초등학교에 다다른다.

상리초등학교에서 골목길을 따라가면 한탄강의 지류인 차탄천을 따라 신탄리역까지 강변길이 이어진다.

차탄천은 연천군 연천읍에 흐르는 하천이다.

이 하천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연천 남쪽 5리에 있는데 물의 근원은 강원도 철원부 서쪽 고을파(古乙坡)고 남으로 흘러 양주(楊州) 유탄(楡灘)으로 유입된다고 기록돼있다.

‘여지도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기록돼있는데 ‘광여도’, ‘여지도’에는 연천 남쪽으로 흘러가는 하천으로 표기돼있다.
 

 

 

 


전곡리에서 한탄강과 합류하며 순우리말로 ‘수레여울’이라고 불린다.

차탄천을 걷다보면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요산역에서 신탄리역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경원선 열차다.

통일이 된다면 함경도 원산까지 달릴 수 있지만 지금은 철도 중단점까지만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게 평화누리길 12개 코스 중 마지막 종점인 경원선 신탄리역에 다다른다.

경원선은 서울 용산에서 원산까지 223.7㎞길이다.

한국전쟁 이전에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던 기차는 이제 신탄리역에서 회차했다.

신탄리역에서 옛 철원역을 지나 휴전선 너머 평강사이에는 철길이 없어진 상태다.

북한에서는 평강~세포~고산~통지원~원산 등을 지나 고원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을 ‘강원선’으로 바꿔 부르고있다.

현재 신탄리역 근처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경원선 철도의 남쪽 중단점을 알리는 푯말이 우두커니 서있다.

지난 2012년 11월 20일 철도중단점이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으로 옮겨가면서 DMZ 철도는 경원선의 북쪽 끝 백마고지역까지 달린다.

한국전쟁의 상처를 안고있는 평화누리길을 걷다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임을 다시금 느끼며 가슴이 아려온다.

지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으면서 탄생한 이 곳, 248㎞의 비무장지대(DMZ)는 남북분단의 흔적과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다.

언젠가 다가올 남북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며 평화누리길의 코스가 끝이 난다.

/이슬하기자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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