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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사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현대인들 상실 날카롭게 꼬집어
인류 생존기술 ‘연대’ 대안 제시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스트이자, EBS 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을 받은 ‘레스트레포’의 제작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시배스천 영거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한다.

무작정 떠난 국토 횡단 히치하이킹에서 행색이 초라한 자신을 보고 먹을 것을 주겠다는 마을 남자을 만난 것. 자신 외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에 살았던 그에게 남자의 관심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일이었다.

자신의 마지막 남은 음식을 나누겠다는 그를 ‘부족(tribe)’이라고 정의한 시배스천 영거는 현대 사회에서는 왜 이런 정서가 희귀하고 소중한 것으로 변해버렸는지, 이런 정서가 결핍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를 고민했고, ‘트라이브, 각자 도생을 거부하라’를 통해 우리가 부족사회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그는 만연한 개인주의와 각자도생으로 내몰린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대답을 제시한다.

일례로,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문명화된 백인들 다수가 인디언 원주민 부족에 동화됐는데, 이를 물질문명에서 ‘소속’과 ‘연대’가 결핍된 현대사회의 맹점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발 나아가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 병사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전투와 위기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특유의 소속감과 연대의 정서를 발견한다.

마지막 물 한 모금도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인류가 수십만 년에 걸쳐 지켜온 부족·공동체를 위한 도덕적 사고 체계를 찾아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와 자신의 경험, 그리고 다양한 연구 자료를 통해 현대인의 ‘상실’을 날카롭게 짚는다.

그리고 선사시대부터 생명의 위협을 돌파한 인류가 생존기술로 지닌 ‘연대’를 통해 지향해야 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인간적이지 않은’ 모순적 사회구조에 대한 질문과 그 해답을 제시하는 ‘인간적인’ 노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말 그대로 빠르고 긴장된 현대의 사회구조는 인간을 소외시키고, 다른 사람을 위한 이타적 행동의 기회를 박탈하는 모순적 사회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속한 부족을 위해 헌신하는 인간 특유의 연대와 결속은 인류 역사를 지탱해 온 힘의 근원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상실한 결속 없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잃어버린 ‘부족의 정신’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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