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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을 달고사는 당신…‘침묵의 장기’肝 위험신호

간질환의 주요원인과 예방법

 

피부 노랗고 칙칙·식욕 저하된다면
간 기능 약화 의심… 주기적 검진 필수

비만·운동 부족·음주 등 지방간 급증
‘내당능 장애’있다면 당뇨병 발생 위험
자기 체중 7% 줄여야 개선 효과 톡톡

C형바이러스 감염여부…혈액검사 판단
조기 발견시 완치율 최고 80% 이르러

간암, 우리나라 남성 암 사망 원인 2위
B형·C형 바이러스 검사로 조기 치료

피로를 말하면서 “간 때문이야~”를 외치는 광고가 있었다. 정말 피로는 간 기능 감소로 일어날까. 그것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숙면을 취해도 피곤하다거나 숙취가 지나치게 오래가는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먼저 점검해야 할 것 중 하나가 ‘간 기능’인 것은 맞다. 간의 기능이 저하돼 해독과 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극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 내 화학공장 역할하는 간간은 몸속 화학공장이라 일컬어질 만큼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체내로 유입되는 독소의 노폐물의 75%가 간에서 해독된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은 간의 식균 작용을 거치며 약 1%미만 만이 통과된다. 비타민 저장, 체내 미량원소 물질대사, 영양소 합성 등도 간의 몫이다.

그렇지만 간의 이상 여부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란 말을 듣는다. 실제로 간이 절반가량 훼손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 이는 간이 손상을 대비해 충분한 예비기능을 갖추고 있어서다.

피부가 유난히 노랗고 칙칙한 데다 가렵고, 식욕이 떨어져 있다면 간 기능 약화를 의심해 봐야하지만, 생활 속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인 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간 건강을 위해서는 증상이 생기기 전에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지방간 우습게 봤다간 큰일

직장 건강검진에서 단골 메뉴로 나오는 것이 지방간이다. ‘국민병’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하다. 강북삼성병원이 지난 2013년 서울·경기 성인 1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 비율은, 남성의 경우 40대는 조사자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43%)로 많았고, 여성의 경우 50대부터 늘어나 60대에는 36%에 달했다. 장년층 3명 중 한 명이 지방간이다. 20여년 전에는 지방간이 10%에 불과했는데 비만, 운동 부족, 빈번한 음주 등으로 인해 급증한 것이다.

지방간은 간 조직 전체에 지방이 5% 이상 낀 상태를 말한다. 과다하고 빈번한 음주 외에 영양 과잉 등이 있을 경우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

강북삼성병원이 지난 수년간 발표한 지방간과 만성질환과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연구 논문 20여 편에 따르면, 지방간은 정상 범위의 체중을 가진 사람이라도 걸릴 수 있고 건강한 사람이더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에 취약해지고 혈당관리 부실 상태를 의미하는 헤모글로빈A1c상승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당능 장애(당뇨병에 근접한 상태)’와 지방간이 같이 있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이 밖에 지방간과 당뇨병에 취약한 인슐린 저항성이 같이 보이는 경우 심장 관상동맥의 동맥경화 지표가 올라가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동맥이 탄력을 잃으며 근육이 줄어들수록 지방간 위험은 커진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드러났다.

국제 의학계에서는 지방간 환자 중 10~20%에서 간 조직 염증으로 20~30년 후에 간경화나 간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지방간과 심혈관·내분비질환은 같은 뿌리로 서로 악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지방간이 있을 때 동반 질환 여부를 철저히 파악해 근본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지방간을 약물로 없애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없으며, 약물로 지방간을 없애는 방법은 없으며

현재 지방간을 약물로 없애는 방법은 없다. 고지방·고탄수화물·고혈당과 관련된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정기적인 운동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소 자기 체중의 7%를 줄여야 지방간 개선 효과가 나온다.



▲B형 간염 지고, C형 간염 뜬다

고령사회를 맞으면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간을 괴롭혔던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지고, C형 바이러스가 뜨고 있다. 간염 바이러스는 발견된 순서로 A·B·C·D·E·G등으로 나뉘는데, A형은 급성 설사 등을 일으키는 수인성(水因性)전염 바이러스로, 몸에 오랫동안 남지 않아 간경변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키는 만성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B형과 C형이다. 둘 다 오염된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우리나라에서 B형 간염은 한때 성인의 10%가 보균자일 정도로 심각했다. 주로 보균자 엄마로부터 태어날 때부터 감염됐다.

40대와 50대에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켜 그동안 많은 이를 희생시켰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 이후 B형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보균자가 급속히 감소, 현재 30대 이하에서는 1%도 안 된다.

대표적인 난치병인 간암의 사망률도 감소했다. 2014년 22.8%였으나 2015년에는 22.2%였다(인구 10만 명 기준). 그 배경에는 간암 치료기술의 발달과 간염 치료제 약물의 보급도 있지만, 한국인 간암 발생의 시대적 비극도 숨어 있다.

통산 B형 간염 바이러스 활동이 체내에서 지속될 경우, 20~30년 지나면 간경화와 간암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40대와 50대에서 간암 사망률이 1위가 됐다. 따라서 간암 사망률 감소는 상당수의 간암 환자가 이미 1990년대와 2000년대 사망했다는 의미다.

B형 파도를 넘자 이제 C형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C형 바이러스 보균자는 40대에 100명 중 한 명(0.9%)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올라 60대에 1.5%, 70세 이상에서 2.4%에 이른다. 한 해 진료 인원만 4만 5천여 명이다. 예전 같으면 수명이 짧아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환자가 드물었으나 수명이 늘면서 C형이 고령사회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70세 이상에서 간암 발병 원인은 B형보다 C형이 더 많다.

B형이 어릴 때 감염되는 것과 달리 C형은 성인이 돼서 감염된다. 수혈 시 C형 바이러스 오염혈액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없던 1990년대 초반 이전 수혈을 받았거나 불량한 위생 환경에서 문신을 하거나 주사제를 쓰는 등의 경우에 감염된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 보균자로 발견된다. C형 바이러스는 B형보다 천천히 간을 망가뜨려 뒤늦게 주로 60세 이상에서 간경변과 간암을 일으킨다. 감염자의 20%에서 간경변이 오고, 그 10명 중 한 명은 사망에 이른다. 간경변이 올 때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다 뒤늦게 간경변 말기 진단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

그럼에도 C형 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사람이 적다. 지난해 간학회가 성인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진율은 10.4%에 불과했다. C형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혈액검사로 하며, 조기 발견하여 치료하면 완치율이 70~80%에 이른다. 따라서 4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 나오는 C형 간염 치료제는 완치율이 90%를 넘는다.



▲간암, 간경화 조기 발견 치료해야

 

간암은 우리나라 남성 암 사망 원인의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암이다.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와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검사를 받아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해야 한다.

보균자 및 환자 중 여성은 40세, 남성은 30세 이후 6개월마다 혈액검사인 간암표지인자 ‘알파 피토프로테인’과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미 간경변증이 온 환자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6개월마다 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암을 대부분 간염·간경변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질환이 없다면 굳이 6개월마다 이런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 사는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정기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

<출처=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 12월호> <도움말=정규병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원장>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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