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동참모대학의 필수과목인 ‘손자병법’과 함께 미 육군 야전 교범으로 사용하고 있는 ‘삼십육계’는 중국을 향한 지피지기의 교과서로 통한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에서도 최고의 전략전술서로 사용 중인 중국고전의 병법서는 목숨 건 전쟁터에서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고자 했던 병법가들의 경험과 지혜의 소산이다.
‘삼십육계’는 저자가 누구인지 언제 편찬됐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기에 만들어졌을 거라 추측할 뿐이다.
이 책은 승전계(勝戰計), 적전계(敵戰計), 공전계(攻戰計), 혼전계(混戰計), 병전계(倂戰計), 패전계(敗戰計) 등 6장 6조로 구성돼 서른 여섯 가지의 계책을 다루고 있다.
‘삼십육계’의 특징은 임기응변 계책을 친근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읽힐 수 있으며 중국 병수들의 핵심을 모았기 때문에 손자병법과 그 명성을 같이한다.
손자병법에 전쟁에 대한 사유가 들어있다면 삼십육계는 보다 구체적이다.
서른 여섯 가지의 계책은 적보다 아군이 우세할 때, 적과 아군의 전력이 동등할 때, 적군에 비해 아군의 전력이 열등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계책이 담겼다.
특히 마지막 계에서는 형세가 불리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도망치라고 전해 눈길을 끈다.
이는 후퇴 또한 전략일 수 있음을 언급,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이 보다 나은 장래를 위한 길임을 설명하며 때론 포기할 용기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전쟁에서 얻는 지혜들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인생의 지침이 될 진리를 담고 있다.
전쟁보다 치열한 현실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삼십육계’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