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천에 프린트→해체→재편집
이강원 작가 ‘보이는 것 너머’전
숲·나무 등 은유적 방식으로 접근
계정권 작가의 ‘EX. 1216’ 展과 이강원 작가의 ‘보이는 것 너머 Beyond the Visible’ 展이 다음달 22일까지 광주시 영은미술관에서 열린다.
아트디렉터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계정권 작가는 유년기의 경험과 기억을 다양한 장르로 시각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옛 것에 대한 것, 혹은 과거에 대한 기억은 각 개개인마다 수없이 다양한 잔상으로 남아 마음 속에 존재한다.
작가는 이렇듯 과거의 추억과 잔상들을 광목천과 전통 재래식 베틀로 제직된 무명천, 실크 등 프린트하고 여러 장으로 해체한 뒤 다시 하나의 이미지로 재편집한다. 이처럼 봉합과 치유의 상징인 바느질로 엮어진 기억의 조각들은 우리가 떠올리고 싶은 따뜻한 기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계정원 작가는 “내 작업은 시각적 작업에 질서와 규칙 그리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여러가지 기본 조형 요소들을 다양한 매체로 확장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러한 행위의 과정을 통해 여러가지 디자인 시스템을 다양한 시각적 매체로 전이하거나 확장하고, 동시에 디자인 방법론의 예술적 접근 방식의 다양화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강원 작가는 다양한 물질들의 형상을 조각으로 표현,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아닌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와 장면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전시 공간 속 작품들은 어두운 단색이 주를 이루며,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진 풍경 혹은 공간을 연상시킨다.
이 작가는 숲과 대지, 나무, 풍경, 새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대상을 직접적인 재현 보다는 간접적이거나 은유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풍경을 너머 작가 전달하고자 하는 ‘반전이 내재된 풍경’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강원 작가는 “인간적 시각 너머의 비(非)인간적 영역, 나아가 비(非)조각적 영역을 조각적으로 의미 있게 다뤄 보고자 했다. 그 세계는 초월적인 공간이 아닌, 상당히 구체적인 영역이며, 결국 인간이 인위적으로 형성해 놓은 경계를 ‘조각’으로서 다시 구축한 작업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