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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켜온 한양도성을 걷다

올해 620년… 근현대사 고스란히
성곽길 곳곳 숨은 가치 풀어내기도
예민한 사안 관련 합리적 해법 소개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백악산, 낙산, 목멱산, 인왕산을 따라 1만8천627km에 이르는 한양도성은 조선시대에는 성 내외에 핀 꽃과 버들을 보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자, 현재는 역사문화 탐방지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1396년 조선의 도읍을 지키는 도성으로 세워진 지 올해로 620년이 된 이곳은 조선과 대한제국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태조·세종·숙종 대를 비롯해 조선시대 여러 시점에 수리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벽의 역사와 성곽마을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 모두를 품고 있는 독특한 자연경관이 순성길에 나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이 책은 이렇게 60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온 도성이 사람·자연과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역사와 문화를 도성전문가의 시선으로 만나는 책이다.

저자인 신희권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는 1997년부터 10년 넘게 풍납토성을 공부해 그곳이 백제의 첫 도읍지인 위례성임을 주장해 온 ‘도성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60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안고 우리 곁에 남아 함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한양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 담았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가진 저자는 역사학자의 시선과 고고학자의 시선을 오가며 조선 전후부터 근현대까지 한양도성과 함께한 다양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펼쳐낸다.

힘차게 달음질하는 한양도성을 타고 우리 역사의 명장면에 빠져들기도 하고, 역사·문화·자연이 어우러지는 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 순성길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백악산에서 시작해 낙산을 거쳐 남산을 지나 인왕산에서 순성의 마침표를 찍는 이 책은, 성곽길 곳곳에 담겨 있는 한양도성의 숨은 가치를 풀어냈다. 저자는 순성 구간에 맞춰 이 책을 총 6부 24장으로 풀어냈는데, 각 부마다 한 꼭지씩 할애하여 한양도성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한양도성이 탄생하게 된 비밀을 엿볼 수 있는 꼭지는 물론이고, 성벽의 글씨에서 확인하는 책임시공의 흔적, 유적의 보존과 활용 문제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한양도성을 연구하며 정리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았다. 여기에 한양도성 각 구간의 촬영 명소들과 반드시 만나봐야 할 요소들을 사진으로 함께 담아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유적의 복원과 정비에 대한 문제도 놓치지 않았다. 유적 복원과 정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며, 이 원칙을 지켜낼 때 관람객들은 문화재의 가치는 물론이고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아울러 숭례문 복구에 따른 국보 1호 교체 논란이나 남산구간에서 발굴된 일제의 조선신궁 배전터 처리 문제 등 예민한 사안에 대한 통합적이고 합리적인 해법도 소개한다.

저자는 “한양도성에 대한 역사학자의 시선과 고고학자의 시선이 더해진 역사적 지식은 물론이고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풍광의 아름다움도 책에 담고자 했다. 백악산에서 시작해 낙산을 거쳐 남산을 지난 인왕산에서 순성을 마무리하는 동안, 곳곳에 담겨 있는 한양도성의 숨은 가치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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