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구조라 서쪽만 한 가운데 백사장이 끝나는 지점, 상록활엽수가 숲을 이루고 있는 윤돌섬이 있다. 윤도령이 살았다고 해 윤도령도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윤씨 3형제가 큰 마을에 사는 홀아비를 만난 어머니를 위해 편히 왕래할 수 있도록 돌다리를 놔 주었다는 효자섬 전설이 그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윤도령의 사랑 이야기다. 윤돌섬 맞은편 마을인 윤들에 살고 있는 처녀와 윤씨 총각은 자연스럽게 가까워 지고 사랑이 싹텄지만 남녀가 유별한 당시 통념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윤씨 총각을 무인도였던 윤돌섬에 귀양을 보낸다.
그러나 물리적인 거리로 두 사람의 사랑을 가를 수 없었고, 밤마다 돌다리를 놓기 시작한 두사람은 결국 사랑을 이루고 평생 윤돌섬에 살았다는 전설이다.
실제 윤돌섬 정상에는 윤도령의 묘자리가 남아있다.
거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인, 소설가, 아동문학가, 수필가, 신문기자, 향토연구가 30여명으로 구성된 거제스토리텔링작가협회는 이처럼 거제 지역의 문화, 역사, 인물 등을 스토리텔링하고, 문화콘텐츠로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책을 통해 거제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이들은 ‘거제도 천 년의 꿈을 품다’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다.
‘길, 거제도로 가다’(2013), ‘섬길 따라 피어나는 이야기꽃’(2014), ‘거제도 섬길 따라 이야기’(2015)에 이어 4번째로 나온 이 책은 거제도를 대표하는 해금강의 면면은 물론이고, 다양한 섬의 모습이 담겨있다.
둔덕기성과 마주하고 있는 산방산 이야기, 대광중학교 거제 분교, 고택 이야기를 비롯해 소설 ‘거제도’의 작가도 합류해 파랑개마을과 덕포 이야기 등 고향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려준다.
또 달이 뜨는 산달섬, 하청 가는 길, 내도 이야기 등도 작가 특유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거제도는 실화같은 전설, 전설같은 실화가 공존하는 가운데 천 년의 꿈을 품고 또 다시 비상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피어난 이야기꽃이 천 년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로 되살아나는 까닭이다.
‘거제도 천 년의 꿈을 품다’는 이러한 이야기에다 작가의 상상력이 덧입혀진 거제지역 스토리텔링북이다.
거제시가 관광휴향도시로 거듭나는데 도움이 되고자 펴낸 이 책은 가슴 따뜻해지는 거제도의 이야기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사진이 더해져 감동을 더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