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가지려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분노해야 하며, 분노해 고귀한 결과를 얻으려면 냉철해야 한다.
이처럼 행동하기 위한 분노는 필수불가결하며, 동시에 고귀한 것이다.
1995년 사람의 생각을 하나의 공간에 좌표화해 통합하는 생각의 구조 ‘통합사유철학’을 제안한 김유정은 인류정신을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철학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다양한 저서를 발간했다.
김유정이 2017년 새롭게 출간한 ‘냉철한 그리고 분노’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장자, 마르크스, 프로이드, 스피노자, 톨스토이, 한비자, 푸코 등 2천500년에 걸친 인류 정신들이 등장, 용기를 넘어 행동하기 위한 그들의 이야기를 2017년에 맞게 풀어냈다.
루소는 ‘에밀’에서 인간 형성의 기술을 기술했다.
그는 지혜로운 사람들까지도 어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알아야 할 것에만 신경을 쓰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좋을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음을 한탄했고, 지금 어른들의 교육은 아이들이 어른스러워지기만을 구하며, 올바른 어른이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저자는 여기에 착안,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인류 정신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팡세’에 남긴 파스칼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는 우리 삶이 아무리 형편없더라도 모두 틀린 것은 아니며, 잘못된 것만 바로잡으면 된다고 했다.
잘못된 것은 하찮은 것에 대한 예민함, 가장 중대한 일에 대한 무감각이며, 이것은 기묘한 전도라고 덧붙였다.
저자는 책에서 그 기묘한 전도를 바로잡아 사소한 것은 웃어넘기고 중요한 것은 냉철히 분노해야 하는 이유를 전한다.
책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한번쯤은 하게 되는 분노를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내 가치는 저 사람보다 못한 것인가’, ‘우리는 왜 마음대로, 생각한 대로 살 수 없는 것인가’, ‘우리는 왜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가’, ‘나에게 국가와 권력은 도대체 무엇을 해주는가’ 등을 주제로 인류 정신들이 전하는 조언을 엮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