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두고 정치가들의 갖가지 ‘말’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고, 그 한마디 말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대중과의 소통이 정치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이래 정치가의 ‘말의 격’은 때로는 가장 쉽게 공격 가능한 약점으로, 때론 대중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두꺼운 갑옷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가에게 ‘말’이라는 단어가 주는 절대성과 중요성은 상당히 크고 강하다.
유권자는 정치가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 연설 등 ‘말’을 통해 그들을 판단할 뿐이다. 따라서 유권자 역시 정치가의 말에 집중해야 한다.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혹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가릴 수 있어야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
정치가의 말을 눈여겨 봐야할 시기, ‘정치가의 언격’을 통해 진짜 지도자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학자이자 작가인 후쑹타오는 오랜시간 마오쩌둥을 연구했다. 마오쩌둥은 ‘위대한 혁명가’와 ‘간악한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가 존재하면서도 중국 내에서는 ‘중국 대륙을 사상적으로 통일한 강력한 정치가’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정치가의 언격’을 펴낸 후쑹타오는 거대한 나라를 사상적으로 통일하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마오쩌둥의 언어 전략을 재조명해봄으로써, 혼돈의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정치가에게 요구되는 언격(言格)이 무엇인지 그 명확한 기준을 세워줄 것이다.
마오쩌둥은 ‘소똥’이라는 단어를 통해 대중과 분리된 정치를 경계하고, ‘반쪽 하늘’을 통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주장이었던 여성의 지위 향상을 도모했으며, ‘자아비평’으로 성찰과 반성을 부르짖었다. 또한 ‘우정이 첫 번째이며 경기는 그 다음’이라고 말하며 경쟁보다는 단결과 겸양의 정신을 갖춰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어렵거나 고답적인 표현이 아니라 이해하기 쉽고 가장 진심이 묻어나는 말로 수억 명의 중국 국민을 대변혁의 길로 이끌었다.
무지렁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표현을 이용해 자신의 사상을 성공적으로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켰으며, 일관되고 정확한 말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다졌다.
책은 세력형성기(1917~1936), 목표 확립기(1936~1949), 권위 강화기(1949~1966), 수성기(1966~1976) 등 마오쩌둥의 삶을 시기별로 나눠 위기의 시기마다 지도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을 제시한 강력한 ‘말’을 소개한다.
대중을 설득하려는 정치가와 그들을 검증하고 싶어하는 국민들 간의 힘겨루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쉽게 결론이 나지 않지만, 명확한 것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검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마오쩌둥이 어떻게 언어를 통해 중국을 지배할 수 있었는지, 그의 언어에 담긴 힘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