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범죄/액션/드라마
감독 : 변성현
배우 : 설경구/임시완/김희원/전혜진
소위 건달이지만 정통 건달이 아닌 ‘약쟁이’로 세력을 넓힌 재호는 본능적인 판단 능력과 정치적인 감각을 통해 교도소의 실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재호의 독주를 막기 위해 누군가 재호를 죽이려 공격하고 교도소 신참 현수가 이를 재빠르게 눈치채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현수를 친동생처럼 아끼게 된 재호. 두 남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우정을 쌓아가지만 줄을 타는 듯한 긴장감은 계속된다.
그러나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재호를 무한히 신뢰하게 된 현수는 출소 후 반드시 그와 함께 할 것이라 약속을 하게 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교도소에서 의리를 나눈 두 남자가 사회로 나와 조직의 실세가 되는 과정 속 ‘마약 밀수’를 단초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을 받은 영화는 개성있는 연출에 기대가 모아진다.
“성인들이 즐겨볼 수 있는 만화 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완성하고 싶었다”고 밝힌 변성현 감독은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히어로 코믹북에서 볼법한 만화적인 구성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마약 밀수 사업을 통해 경찰과 속고 속이는 과정, 러시아 조직과 담합하고 마약 사업의 큰 손이 되기 위해 상대 조직을 제압하는 과정 등 긴장감있는 이야기들에 플래시백, 몽타주 기법 등을 곁들여 편집의 묘를 살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두 남자 설경구, 임시완의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설경구는 오세안무역의 마약 밀수를 담당하는 실세로서, 잔인한 승부 근성을 지닌 남자 재호 역할을 통해 남성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설경구는 단정한 더블 버튼 수트에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로 외형적인 변신 뿐 아니라 언제든지 자신과 반하는 인물을 처단할 수 있는 잔인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단정하고 바른 청년의 이미지였던 임시완은 거친 남자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교도소에서 치기 어린 막내부터 사회로 나와 재호를 등에 업고 승부 근성을 발휘하는 현수로 완벽하게 분한 임시완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남성 액션 영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역할에 몰입하기 위한 감독의 주문으로 카메라 밖에서도 말을 놓으며 친분을 쌓았던 두사람은 스크린을 통해 그간의 호흡을 그대로 전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