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장르: 스릴러
감독: 조선호
배우: 김명민/변요한/유재명/조은형
딸의 생일파티를 위해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준영은 대형 교통 사고 현장을 목격한다.
무심코 지나려던 찰나, 사고 현장에서 죽어있는 딸을 발견한다. 충격도 잠시, 다시 눈을 뜬 준영은 딸이 사고가 나기 2시간전으로 돌아가 있다.
2시간 뒤 딸이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준영은 사고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매일 딸이 죽는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하던 어느날, 준영 앞에 사고로 아내를 잃은 그 날을 반복하고 있다는 민철이 나타난다.
서로를 의지하며 참혹한 결과를 되돌리기 위해 처절히 싸우던 두 사람은 각자의 딸과 아내에게 일어난 사고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루’의 조선호 감독은 “지옥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면 그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그 속에 있는 두 사람이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린다면 그 끝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영화를 기획했다.
반복되는 하루라는 소재에 지옥 같은 상황에 갇힌 두 남자라는 독특한 설정이 더해진 영화는 두 남자의 폭발하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민철을 연기한 변요한은 “행복한 시간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지옥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설정이 신선했다”라고 밝혔을 뿐 아니라 준영을 연기한 김명민 역시 “한국영화 흥행 공식에 따르지 않는 독특한 플롯이다. 짜임새가 좋은 완성도 있는 영화”라고 극찬, 영화 하루는 신선한 설정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
한편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 어떤 캐릭터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해 온 베테랑 배우 김명민은 반복되는 딸의 사고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준영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자식을 가진 입장에서 딸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해야 하는 아버지의 입장,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강렬했다”고 전한 그는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어 강렬한 부성애 연기를 선보인다.
연기 인생 처음이라고 전할 정도로 힘든 촬영이었지만 김명민은 딸의 죽음을 직면한 당황스러움, 딸의 사고를 막지 못한 고통, 딸을 살리지 못했다는 절망과 죄책감 등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들개’(2014), ‘소셜포비아’(2014) 등 독립영화로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 올린 후 드라마 ‘미생’, ‘육룡이 나르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까지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충무로의 블루칩 변요한은 준영과 함께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남자 민철을 연기한다. 변요한은 눈빛 하나, 표정 하나만으로도 스크린을 압도하며 아내를 잃은 절망감에 빠진 남자 민철을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소화해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