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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자 홍대용, 현대예술로 재해석

김기철·김형중 등 4인 작가와 협력
영상미디어 기술로 실학콘테츠 표현

 

실학박물관 ‘홍대용 2017, 경계 없는 사유’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과학사상가인 홍대용(1731~1783)은 지전설(地轉說)과 우주무한론(宇宙無限論)을 주장했으며, 이러한 자연관을 근거로 화이(華夷)의 구분을 부정해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인간도 대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펼쳤다.

해박한 천문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을 넘어 인간, 사회제도, 국가, 민족에 대한 경계 없는 사유를 한 그의 사상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전환기에 있는 2017년 대한민국에 남기는 메시지가 크다.

실학박물관은 내년 2월 28일까지 ‘홍대용 2017, 경계 없는 사유’를 개최, 4명 작가가 각각 해석한 홍대용을 소개하며 그와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지난해 7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실학박물관은 김기철, 김형중, 박제성, 이상현 작가와 협력해 실학콘텐츠를 영상미디어 기술 기반의 현대예술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치며 실학자 혹은 인간 홍대용에 대해 깊이있는 탐구를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 김기철 작가는 홍대용의 말년의 삶을 표현한 ‘건곤일초이앙법’을 선보인다.

못자리에서 모를 키운 다음에 본논으로 옮겨 심는 이앙법은 생산력을 증가시켜 부농층을 형성, 농촌사회의 혁명을 가져왔다. 홍대용 행보를 이앙법의 혁명과 같다고 본 김기철 작가는 그 결실의 장소를 구현, 그가 말년을 보냈던 정자인 ‘건곤일초정’과 ‘이앙법’을 조합한 작품을 소개한다. 고즈넉한 정자의 형태에 깊게 울려펴지는 물방울 소리를 담은 작품은 서양의 문물과 혁명적인 과학을 젊은 시절 접한 뒤, 세상과 등지고 조용히 살고자 했던 인간 홍대용을 표현했다.

김형중 작가는 홍대용이 1759년 나주에서 천문학자 나경적을 만나 가치관에 큰 변화가 있던 시절을 ‘NIAHC:01’작품으로 표현했다. 당시 29세였던 홍대용과 같은 나이인 작가는 당시 그가 천문학에 빠져들어 꿈꿨던 공상의 세계가 2017년이라면 어떤 모습인가를 고민, 그 결과를 증강현실 작품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2017년에 느끼는 미지의 세계를 웹데이터의 움직임과 우주의 운행으로 시각화했다.

‘태허경(太虛鏡)’을 전시하는 박제성 작가는 홍대용의 대표적 저서 ‘의산문답’(1765)에 등장하는 허자와 실옹이 나눴던 문답 내용을 가상현실 안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한 현대의 허자들에게 홍대용의 실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이상현 작가는 홍대용과 조선실학자들의 시대적 고민을 우리 근현대사 전반에 걸쳐 비교한 ‘조선문답’이란 다큐멘터리 영상을 출품한다. 작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역사적 사진 아카이브와 문학 텍스트, 현대 대중시각문화의 이미지를 혼성한 영상을 통해 우리 근대사와 현대사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실재와 허상을 짚는다.

장덕호 실학박물관 관장은 “실학박물관의 전시는 인문학적 함의가 깊지만, 현대 기술변화에 따라 연출과 표현 방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관람객에게 구태의연하고 따분한 박물관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대작가와의 연계를 통해 학술적 깊이와 표현의 다양성을 확보한 이번 전시는 실학박물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의: 031-579-6011)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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