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꿈 간직한 농부 오금수… 한탄강 어부 신용선… 50년 맷돌 장인 안병환
해방 이후에는 북한 땅이었다가 수복돼 남한 땅이 된 연천은 휴전선 155마일 상에서 북녘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가 있는 접경지역으로, 분단의 교훈을 얻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자연 경관도 수려하다. 주상절리와 협곡이 형성돼 있으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문화도 연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천군은 대안공간 문화살롱 공과 협력해 연천주민의 축적된 삶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홍보관에서 상설로 열리는 ‘연천, 사람을 만나다’ 전시는 연천주민 53명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와 물건들을 통해 연천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평범한 연천주민의 흔적을 소개하는 전시는 전시물도 이색적이다.
평생 농부로 살면서도 과학자의 꿈을 잃지 않고 망가져 버려진 물건에 숨을 불어넣는 연천주민 오금수가 만든 탱크기중기, 포클레인, 만화경, 오리배, 선풍기 바람개비, 비행기 등이 전시되며 한탄강 터에서 40여년을 어부로 살아온 신용선은 손수 제작한 어선과 수제어망, 뜰채, 노, 가슴장화를 소개한다.
50년 넘게 맷돌을 만들어 온 맷돌 장인 안병환은 야, 어처구니용 정, 맷돌 안을 뚫는 정, 망치, 까기, 맷돌, 절구 등 지난 시간이 담긴 도구들을 전시한다.
그 밖에 한탄강댐 안에 위치했던 고문2리 옛 풍경사진과 포탄고철, 한반도 자연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각종 암석과 주먹도끼 샘플,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에 자생하는 동식물 표본, 연천주민 구술사가 담긴 일러스트, 사진, 영상, 캐릭터, 미디어작품 등 200여 점을 전시에서 감상 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이창식 대안공간 문화살롱공 대표는 “가벼운 봇짐을 꾸려 연천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물건을 따라 여정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의미를 되새겨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