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미디어아트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소장품 특별전: 동시적 순간’이 오는 15일부터 9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시기나 때를 같이하는 것’을 뜻하는 ‘동시(同時)’는 뉴미디어아트의 다양한 요소인 영상, 이미지, 소리, 시간이 작품 안에서 중첩되는 순간의 의미한다.
김희천, 남화연, 박찬경, 안정주, 오민, 전소정 등 6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동시적 순간’ 전시는 수많은 이미지가 중첩되는 순간 속에 우리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현실과 인터넷 세계 사이의 경계에 주목한 김희천 작가는 3D, VR,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이 두 세계가 혼재하는 영상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을 무대로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는 ‘썰매’ 작품을 통해 작가는 인터넷과 현실의 경계, 그리고 끊임없이 드나드는 SNS 속에서 개인의 자아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됐던 남화연 작가의 ‘욕망의 식물학’도 전시된다.
이 작품은 17세기 튤립 버블을 주제로, 아름다움에 대한 비이성적 욕망을 튤립의 다양한 이미지, 꿀을 찾는 벌의 비행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과 안무 그리고 주식 폭락에 대한 중계자의 목소리를 합한 영상으로 표현한다.
박찬경 작가는 산수화 형식을 빌려 3채널 비디오로 구현한 ‘시민의 숲’ 작품을 통해 비극적이고 혼란스러운 한국 근현대사에서 이름 없이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애도를 전한다.
안정주 작가는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10개의 총성을 모아 6명의 무용수에게 들려주고, 전쟁에서 죽음의 순간을 표현하는 춤을 의뢰, ‘열 번의 총성’ 작품을 완성했다.
전쟁에 대한 개인의 해석과 상상을 바탕으로 동일한 열 번의 총성에 맞춰 서로 다른 죽음의 춤을 선보이는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오민 작가는 음악과 오브제, 퍼포먼스를 하나의 작품으로 엮었다.
‘ABA 비디오’에서 작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1악장을 선택해 악곡의 구조를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영상으로 탈바꿈시켰다.
끝으로 일상을 담은 일곱 개의 영상과 영상 속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재현한 다섯 점의 사진을 담은 ‘예술하는 습관’ 작품을 소개하는 전소정 작가는 작가로서 예술을 한다는 행위와 태도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2188-6000)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