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시너지 못내는
도경제과학진흥원 1. 불협화음
경기도 비즈니스와 과학기술 통합지원 플랫폼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조만간 새로운 수장을 맡는다. 2017년 1월 1일 기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통합, 공식 출범한지 채 2년이 안됐다. 경기도가 추진한 산하기관 통폐합의 첫 사례로 공공기관 경영합리와 차원이었다. 초대 한의녕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주창했다. 이 일환으로 취임 초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얼리버드(Early Bird)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임직원 간 소통과 업무 이해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통합시너지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출범 후 통합시너지는 커녕 불협화음이 잦다.
옛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중기센터)와 옛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기원) 조직간 힘겨루기가 여파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 인수위가 특별조사를 요구한 경영정보화시스템 고도화 작업이다.
경과원은 경영정보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2억 원 정도를 허투루 사용했다.
경과원은 현재 인사, 재무, 회계 등의 경영관리 시스템을 ERP(전사적자원관리)로 전환해 사용중이다.
전환에는 6천990만원이 소요됐다.
올해 초 ERP에서 MIS(경영정보시스템)로 시스템을 변경한지 반년여 만이다.
MIS 도입에는 1억2천100만 원이 들었다.
반년여 사이 1억9천여 만원의 비용만 소비하고, 본래 시스템으로 돌아간 셈이다.
ERP는 재무·회계·인사 등을 하나의 큰덩어리로 관리하는 반면, MIS는 각각의 개별 프로세스에 보다 특화된 형태다.
결산 등에 있어선 ERP가, 사용자 편의성에선 MIS가 낫다는 게 사용자들의 설명이다.
통합 전 중기센터는 ERP를, 과기원은 MIS를 사용했다.
2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허투루 사용한데는 기존 조직간 힘겨루기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과원은 통합초 양측 직원이 모인 공청회를 통해 ERP 사용을 결정했다.
하지만 MIS 사용이 편하다는 기존 과기원 측 직원의 이의제기가 지속됐다.
결국 지난해 7월 행정업무처리 시스템 고도화 FT팀이 구성, 관련 용역결과와 벤치마킹을 통해 MIS로의 변경을 확정했다. 1천만~2천만원 정도가 소요된 관련 용역은 원장 지인과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과원은 MIS 변경 확정 후 지난해 10월 A기업과 계약을 맺고,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2월 문제가 터졌다.
A기업이 구축하는 시스템으론 결산이 불가한 것. A기업은 추가 시스템 구축(기간 10개월)에 3억8천만 원을 더 요구, 경과원은 결국 ERP 회귀를 택했다.
지난 2월은 경과원 내부 인사를 통해 재무팀장이 옛 과기원에서 중기센터로 변경된 시점이기도 하다.
경과원 한 직원은 “당시 결산관련 용역 과업지시서가 너무 두루뭉술하게 나간 결과다. MIS 전환시 기존 ERP에서 구현됐던 결산 관련 시스템 등이 모두 탑재돼야 한다는 직원들의 요구도 묵살된 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경과원 관계자는 “경영정보 시스템을 전환하면서 2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잘못 쓴 것은 맞다. 하지만 빠른시일내에 문제점을 파악,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