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어린 시절 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한 책이 출간됐다.
열여섯 소년공 시절부터 사법 연수원에 다니던 때까지 썼던 10년간의 일기는 지금의 이재명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이재명이 소년공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아버지를 따라 안동 오지 마을에서 성남으로 이사한 그는 바로 공장에 나가야 했다.
미성년자라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여러 공장을 전전하던 그는 야구 글러브를 만드는 공장에서 산재를 당해 왼쪽 팔이 굽어지기도 했다.
그는 지긋지긋하고 미래가 없어 보이는 공장 생활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이재명은 검정고시를 거쳐 장학금을 주는 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시절에는 사법 고시 합격만을 목표로 공부에 전념하다 4학년 무렵에 불합리한 사회 현실에 눈을 뜨고 시위에 참여한다.
1986년 사법 고시에 합격한 이재명은 성남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전문 지식을 갖춘 인권 변호사가 돼 약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얼마 후 이재명은 자신의 신념대로 성남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며 부정부패에 맞서는 시민운동가 역할도 맡는다.
2010년에는 성남시장으로 선출돼 각종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낳으며 제2의 고향인 성남을 일으키겠다는 다짐을 이룬다.
시립 의료원 건립, 공공 공사 원가 공개, 청년 배당, 무상 교복·산후 조리 등 성남시장으로서 다양한 친서민 정책을 펼친 그는 2018년 경기도지사로 선출됐다.
소년공에서 경지도지사까지, 신념의 원천은 일기장에서 나왔다.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는 다음 ‘브런치’의 ‘위클리 매거진’에 지난 2월 1일 첫 화를 시작으로 5월 24일까지 총 17화가 연재됐고 당시 누적 조회 수 100만을 넘기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에는 다음 브런치에 연재되지 않았던 3개의 이야기(‘나에게도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 ‘나의 소년공 시절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것’)가 추가로 실려 있다.
이 이야기에는 감수성이 풍부했던 소년 시절의 이재명이 소중히 간직했던 짝사랑, 순수하게 친했던 공장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시계와 낚싯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이재명이 10년 동안 쓴 일기가 원본 그대로 많이 인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년공 이재명이 겪었던 공장 생활과 가난, 고향에 대한 추억, 첫사랑, 불편했던 아버지의 진심과 화해, 가족을 향한 애정, 대학생 시절의 낭만과 고민, 연수원에 다니면서 굳힌 다짐 등 경기도지사 이재명을 이룬 거의 모든 요소들이 일기를 통해 전달된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