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SK하이닉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용인을 확정하고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문재인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2일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추가 공급(특별물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2·18면
산업부의 발표와 함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간의 준비를 바탕으로 SK그룹, 용인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백군기 용인시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시를 선택한 기업과 정부의 결정이 옳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장(FAB) 4개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의 부지 확보를 위해 용인시와 경기도를 통해 산업부에 수도권 산업단지 특별물량을 요청한 바 있다.
용인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제한하는 공장건축 총허용량제가 적용돼 특별물량을 받아야 한다.
수도권은 원칙적으로 공장 신규건설이 제한되나 중앙행정부처가 요청해 수도권정비위원회가 승인하면 국토교통부가 산업단지 물량을 새로 공급할 수 있다.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는 2003년 파주 LCD 단지, 2007~2009년 평택고덕 단지와 동탄 사례가 마지막 이었다.
산업부는 수출 1위 품목으로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이 큰 점, 지금이 미래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할 적기라는 점 등을 반도체 클러스터의 필요성으로 들었다.
또 반도체 소재·장비 등 후방산업 육성을 위해 클러스터를 조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 우수 전문인력 확보, 기존 SK하이닉스 공장과의 연계성(생산·연구개발 등) 등을 감안해 용인으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가 확정되면 산업단지 지정계획 고시,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 교통·환경·재해영향평가 및 산업단지계획 승인 등을 거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부지 가운데 198만㎡에 2022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4개 라인의 FAB(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1개 라인은 조기 완성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머지 부지에는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과 50여 협력업체가 들어서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장비분야 국내외 협력업체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명실상부한 대·중소 상생형 클러스터로 조성된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