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프라이빗 만찬(친선만찬)을 시작으로 하노이에서 1박2일간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돌입한다. ▶▶관련기사 4면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각)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도착, 베트남 당국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멜리아호텔로 들어갔다.
지난 23일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양을 출발한 지 사흘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두 정상이 만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만찬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루동안 이뤄진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는 양측이 오찬만 함께 했었다.
만찬 자리에는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동행하며 김 위원장도 참모 2명을 데리고 나온다.
미국 측 인사를 고려했을 때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중요 자리에서 자신의 오빠를 근접 보좌해왔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만찬은 ‘친선만찬’ 형식인 만큼 두 정상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돌아보며 8개월만에 재회하는 소감을 나누는 등 개인적 우의와 신뢰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본(本) 담판에 앞선 탐색전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하노이 현지에서 북미가 진행하고 있는 비핵화조치·상응조치 관련 의제 실무협상의 결과에 대한 양 정상의 입장 표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성과를 예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만찬 장소로는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함께 점검했던 하노이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양 정상이 이곳에서 만찬과 함께 문화행사 관람 등의 행사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상회담장으로 꼽혀온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찬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호텔 측은 내부 중앙정원을 면하고 있는 ‘스파이스 가든’과 ‘클럽 바’ 등 두 식당의 영업을 27·28일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뉴는 정상회담이라는 회의 형식과 전례를 고려, 북한과 미국 그리고 베트남의 요리를 조합한 음식들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도 업무 오찬 전식의 경우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한국 궁중음식인 오이선, 싱가포르 등지에서 많이 먹는 케라부를 내놓는 등 ‘3국 조화’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핵협상’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1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햄버거’가 만찬 메뉴의 일부로 등장할 지도 관심이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