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DMZ(비무장지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한 가치 보존에 정부와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재명 지사는 2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DMZ를 세계유산으로’ 학술심포지엄에서 “비무장지대는 평화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경기도가 (DMZ) 보존활동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 역할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유엔까지 포함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미리 준비해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와 안전을 위한 세계적인 경험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양주) 국회 기재위원장, 노웅래 과방위원장 등 45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학술심포지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국제자연보호연맹(ICUN) 전문가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MAB) 전문가,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각계 전문가, 민·관 연구소 및 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서 전문가들은 DMZ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와 가치 공유를 위해 남북 공동의 협력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우선 ‘남북문화재교류협력 추진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지난 3월 문화재청에서 남북문화재 교류협력 확대와 추진체계 마련 등을 위한 자문기구로 남부문화유산정책포럼이 출범했다”면서 “포럼에서는 DMZ의 세계유산 등재방안과 함께 비무장지대에 분포한 다양한 문화유산과 경관, 자연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와 보존관리를 위한 법제 기반 등 다양한 논의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세계유산 등재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에 DMZ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교류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주대 통일연구소 정대진 교수는 ‘DMZ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남북협력 및 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DMZ 평화적 이용에 관한 계획과 추진은 현실적으로 남측 영역에서만 가능하다는 점 ▲북측의 호응과 공동계획이 필요하다는 점 ▲남북한 합의 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근본적인 여건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주요 과제이자 한계로 지적했다.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는 DMZ 생태의 세계유산적 가치에 대해 “DMZ는 우리나라 식물종의 40%이상이 서식하고 저어새와 산양·물범 등 멸종위기종의 피난보호처로 생태적 가치가 있다”면서 “인류 공동의 유산을 보전하는 것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목적인만큼 DMZ와 향로봉·건봉산 천연보호구역 등 인근 지역을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판문점·공공경비구역·대성동 자유의 마을·경원철도 철원역 등을 DMZ의 근대문화유산이라 소개한 뒤 “남과 북의 전쟁유산인 6·25 상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남북문제 해결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북측과의 교류 방향에 대해 “DMZ를 민통선·접경지역까지 넓게 보고 접근하면서 DMZ 평화지대화에 기여하는 사업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도는 지난달 DMZ 보존관리와 세계유산 등재를 남북공동추진 중앙정부 정책과제에 포함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건의한 바 있으며 현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문화재청과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원현기자 dudnjsgu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