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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사과나무를 심으며

 

사과나무를 심으며


                                   /이경화

 

봄빛에는 중력이 없나보다
땅속에 끌어 올린 생명들
무거운 질고 가볍게 밀어내
얼굴 환하게 깊은 숨을 내쉰다

 

작년에 냉이 밭에 던져놓고
일상에 쫒겨 생각 없이 버린 계절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밭둑 언저리 훌쩍 자란 마늘밭에
훈풍을 들고 돌아왔다

 

두꺼워진 삶의 흔적들이
끈적끈적하게 매달려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남아
한풀씩 뜯어내는 맛이 시고 달다

 

하늘 높이 부메랑을 던진다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생각의 늪은 사과나무를 심고
주렁주렁 결실이 달릴 소망에
감사하는 마음 두 손에 모아
새롭게 돋아나는 신록을 꿈꾼다

 

■ 이경화   1955년 충남 안면도출생, 방통대 국문학과를 나와 한국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수원문학과 한국시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으며, 2017년 계간 수원문학창작지원금 선정 작품시집 ‘고목나무에 핀 새순’을 출간했다. 수원문학인상, 홍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원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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