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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흥가 범죄 불안 NO”…‘인계박스 범죄예방팀’ 효과 톡톡

인계박스 내 범죄 다른 지역에 비해 5대 범죄 27배 많아
올 2월 인계박스 범죄예방팀 신설…전년 동기 5대 범죄 19% 감소
상인 “인계박스팀 순찰 덕분에 범죄 많이 줄고, 효과 커”

 

“형님들, 어디 가세요? xxx 어때요? 입장료 빼고 테이블 1만 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일명 ‘인계박스’)의 핫플레이스인 ‘무비사거리’를 걷다보면 이같은 말을 하는 호객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제2의 강남이라 불리는 인계박스 내 부킹클럽, 감성주점 등을 찾아 모여든 20~30대 남녀들로 매일 밤 인산인해를 이뤄서다.

 

업소들의 호객행위도 치열하다보니 각종 민원과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일었다. 최근 2년간 관할 내 다른 지역에 비해 112신고는 15배, 강·절도 등 5대 범죄는 27배, 강간·추행 등 성범죄는 42배 많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관할서인 수원남부경찰서(서장 오문교)가 올 2월부터 전국 최초로 유흥가 내 치안활동을 전담할 ‘인계박스 범죄예방팀’(인계박스팀)을 운영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인계박스팀은 매일 밤(일~목, 저녁 7시~다음날 새벽 3시 / 금~토, 저녁 8시~다음날 새벽 4시) 기초질서 유지는 물론 호객 행위와 불법 전단지 배포를 막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인계박스팀이 활동하면서 112신고는 전년 동기(3~5월) 대비 10% 가까이 감소(3397→3058건)했고, 5대 범죄는 약 20% (289→234건), 성범죄는 40% 이상 급감(23→13건)했다.

 

 

본지는 지난달 30일 인계박스팀을 동행 취재했다.

 

이날도 무비사거리 네 귀퉁이마다 귀에 리시버를 꽂은 젊은 호객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호객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통고처분(범칙금) 부과대상이다.

 

하지만 불과 몇 초 만에 이뤄지기 때문에 증거를 잡기 어렵다. 어렵사리 단속을 해도 호객꾼들은 “아는 손님이다, 예약 손님이다”는 식으로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다.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각, 인파 사이로 A헌팅주점에서 나온 한 30대 남성 호객꾼이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말을 붙이고 떨어졌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인계박스팀 윤양호 경장이 이 여성들에게 “저 사람(호객꾼)이 어떻게 물어봤어요?”라고 물었다. 여성들은 “‘술집 가시는 데 있어요?’라며 술 마시러 오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답했다.

 

이후 윤 경장이 그 호객꾼에게 호객행위를 단속하자, 그는 “(여성들한테) ‘오늘 생일이냐?’고 물어봤다”고 발뺌했다. 윤 경장은 “여성들한테 (호객꾼이 어떤 말을 했는지) 다 듣고 왔다”면서 그에게 통고처분(5만 원)을 내렸다.

 

윤 경장은 기자에게 “바로 호객행위 단속을 하면 (호객꾼들은) 열이면 열, ‘무슨 소리냐, 나는 놀러오라는 말도 안했고, 쫓아간 적도 없다’고 말한다”며 “(호객꾼들이) 지나가는 여성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다 듣고 왔다고 하면 그들도 수긍한다”고 설명했다.

 

 

인계박스팀의 활동으로 눈에 띄게 범죄율이 줄고, 질서유지가 이뤄지자 상인과 시민들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3년 전부터 무비사거리 인근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하고 있다는 권모(34) 씨는 “이곳이 유흥지역이라 술 취한 사람들의 싸움 같은 게 많았다”며 “지금은 (인계박스팀이) 계속 박스를 순찰해 초기 대응이 잘 된다. 싸움이 크게 번지지 않고, 범죄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효과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인계박스형 치안모델’은 호평을 받으면서, 타 지역으로도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CCTV 53대를 추가 설치하고 민·관·경 치안 협의체도 구성해 더욱 안전한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노성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