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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며 라켈 셈브리의 ‘사랑하는 나의 행궁동’ 감상하세요

라켈 셈브리 회고전 ‘사랑하는 나의 행궁동’
마치 한권의 책 읽는 듯 꾸며진 수원화성 이야기

윈도우 갤러리서 만나는 담영 권은미 작가 개인전
‘내가 너인 것처럼 네가 나인 것처럼’ 존재에 대한 질문 건네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을 걷다보면 예술공간 봄 맞은편 행궁솜씨 골목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감상하며 잠시나마 문화적인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마을기업 행궁솜씨 골목갤러리에서는 상설 전시로 라켈 셈브리 회고전 ‘사랑하는 나의 행궁동’이 진행되고 있다.

 

라켈 셈브리는 행궁동에 살아있는 물고기 신화를 만든 브라질 작가이며, 행궁동에 감각적인 벽화와 의미있는 그림으로 마을에 웃음과 행복을 선물했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2010년, 행궁동을 처음 방문했던 라켈 셈브리는 예술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에 참여하며 금보여인숙 담벼락에 큰 황금물고기 그림을 그려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사랑하는 나의 행궁동’ 전시는 라켈 셈브리를 기억하는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2016년 출산 중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14년 국제협업아트프로젝트-신화와 예술 맥놀이에 참여한 라켈 셈브리가 남긴 로그북 원화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행궁솜씨 골목갤러리에 들어서면 마치 수원화성을 주제로 한 한권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원화성이 마을을 품에 안고 있는 듯한 그림과 함께 ‘사람들은 화성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지금도 화성이 품안의 존재들을 소중히 지키고 있다는 것을. 많은 것들로부터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이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또 ‘성 밖에서는 하루하루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이야기들도 쳇바퀴처럼 도는데 성곽은 점점 쇠약해진다’, ‘자연의 파괴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서 소음은 점점 커져가고 배려하고 나누는 일도 창의력도 줄어든다’는 글귀도 쓰여있다.

 

급하게 걸어가며 시계를 들여다보는 사람 그림과 높게 들어선 건물들의 창문이 뿔난 표정을 하고 있는 그림이 눈길을 끈다.

 

전시장 한켠에는 페인트통을 들고 작업하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故 라켈 셈브리의 사진이 걸려있다.

 

또 행궁솜씨 윈도우갤러리에는 오는 10일까지 담영 권은미 작가의 ‘내가 너인 것처럼 네가 나인 것처럼’ 전시가 꾸며진다.

 

 

담영 권은미 작가는 윈도우갤러리에 걸려있는 7개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 살아가면서 다양한 역할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나’라는 존재를 주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권 작가는 “우리는 모호한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왔다가 다시 유의미한 덩어리로 돌아가는 재구조화 과정 속에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존재한다”며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에게 ‘우리는 각자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골목길 한켠에 마련된 윈도우 갤러리는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잠시 동안의 휴식과 생각해볼 시간을 선물하는 듯 싶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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