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24.5℃
  • 맑음강릉 24.0℃
  • 맑음서울 24.4℃
  • 맑음대전 25.1℃
  • 맑음대구 25.9℃
  • 맑음울산 20.1℃
  • 맑음광주 24.9℃
  • 맑음부산 21.7℃
  • 맑음고창 21.6℃
  • 맑음제주 21.8℃
  • 맑음강화 20.9℃
  • 맑음보은 23.6℃
  • 맑음금산 24.1℃
  • 맑음강진군 26.2℃
  • 맑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2.1℃
기상청 제공

변수 생긴 '경기도 금고 전쟁'...석탄 투자 은행엔 120조 안 맡겨

"석탄에너지 의존도 낮추고 기업도 친환경으로 전환해야" 금고 선정 3개월 앞두고 선언

 

단일 규모로 최고의 흥행을 예고하는 ‘빅 게임’이 전국적인 초미의 관심속에 바야흐로 개봉박두다.

 

연간 30조원 내외로 단일 규모로 전국 최대인데다 도내 시·군을 합하면 2020년 기준 무려 77조4037억원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자체 금고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의 ‘금고 전쟁’이 3개월여 후면 새롭게 결정된다. 

 

은행들로선 4년만에 찾아온 기회로, 선정 시 향후 4년간 경기도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총 120여조원을 굴릴 수 있게 된다.

 

경기도 금고는 지난 2016년부터 농협이 1금고인 일반회계를, 신한은행이 2금고인 특별회계 예산을 맡아 예산을 관리‧운용중이다. 농협은 도내 31개 시·군 중 수원을 제외한 30개 시·군의 금고도 독점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이미 규모 면에서는 물론 관련 공무원, 인구수에 따른 파급효과 등 상상불가의 부가적 요인으로, ‘수도’ 서울을 제친 지 오래여서 이번 금소 선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금고 전쟁’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석탄에너지 out’을 선포하고, 급기야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에 금고를 맡기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고’ 선언에 전격 동참하면서 은행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금고를 선정할 때 “석탄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은행을 우대해주는 것을 '탈석탄금고'라고 한다.

 

게다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처음으로 탈석탄금고를 선언한 서울시교육청이 실제 탈석탄 관련 배점에 100점 만점에 5점을 파격적으로 배정, 금융권의 긴장감은 여느 때와 상당히 다르다.

 

국내 은행 대부분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석탄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 어느 한 곳이 먼저 탈석탄 투자 선언을 한다면, 1~2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금고 선정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외에 수원‧화성‧하남‧의왕시 등도 ‘탈석탄 금고’ 선언에 동참하면서 농협 일색인 경기도와 도내 시·군 금고 선정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벌써부터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의 금고선정을 약 3개월여 앞두고 나온 이 지사의 행보를 이벤트성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 지사는 “석탄에너지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이 최초로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다. 지난해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등도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지만 규모와 영향력이 훨씬 큰 공적금융과 민간금융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익명을 요청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도 탈석탄 투자가 대세라는 걸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했지만, 공개적인 '선언'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아직 탈석탄 선언을 한 은행은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좀 더 깊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 초창기부터 지자체와 교육청의 금고를 관리해왔다"면서 "신규 고객 유치나 부대거래 등도 금고를 통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가 금고를 선정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착한 금고 선정법안'도 발의됐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석탄 선언·석탄 금융투자 여부, 환경적 건전성·사회적 책임성을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 추진 여부를 고려하도록 하는 '지방회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 경기신문 = 유진상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