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종목단체 회장 선거가 본격화 한 가운데 이번 선거로 체육단체 임원들의 대규모 사퇴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중앙 종목단체와 시·도 종목단체, 시·군·구 종목단체 회장으로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체육단체(장애인체육단체 제외) 임원을 사임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2일 경기도체육회와 종목단체 등에 따르면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으로 전국의 종목단체들이 통합 회장 선거를 치른 지 4년 만에 전국적으로 다시 종목 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가 진행중이다.

경기도내에서도 지난 달 25일 경기도태권도협회가 회장을 새로 선출한 것을 시작으로 62개 시·도 종목단체와 31개 시·군에 수백여개의 시군구 종목단체에서 신임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체육회는 지난 9월 25일 경기도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도체육회, 시군체육회, 종목단체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종목단체장 선거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 당시에는 종목 회장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이 다른 체육단체 임원일 경우 해당 종목단체의 총회 50일 전에 사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었지만 이후 회장 선거 관련 Q&A에서 이같은 내용이 확인되면서 시·도 종목단체와 시·군·구 종목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악화가 계속되면서 종목 회장을 맡으려는 사람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대부분의 종목단체가 현 회장의 연임을 바라고 있는 상황에 현 회장이 다른 체육단체 임원이나 상위 종목단체 임원을 맡고 있는 경우 해당 단체의 임원을 사임한 뒤 출마해야 하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A종목단체 회장이 시·도 체육회나 시·군·구 체육회, 상위 종목단체 임원을 맡고 있다면 해당 단체의 임원을 사임해야 종목 회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종목단체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기업인들이 종목 회장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 복잡한 행정 절차까지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곤란해 하고 있다.

경기도체육회의 경우도 부회장, 이사, 감사 등 임원에 종목 회장 5명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종목 회장선거에 출마하려면 도체육회 임원을 사임해야 한다.

경기도 종목단체 임원을 맡고 있는 시·군·구 종목단체 회장들도 도 종목단체 부회장이나 이사, 감사 등 임원직을 사임해야 회장 출마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체육단체들의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임원들의 모임인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내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지난 9월 경기도체육회에서 선거 관련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당시에는 회장 출마 희망자가 타 체육단체 임원을 사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었는데 뒤늦게 이같은 사실이 확인돼 혼란스럽다”며 “회장이 다른 체육단체 임원도 맡고 있는데 그만두고 계속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게 부담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종목단체장 선거 가이드라인 설명회 이후 일부 변경된 내용이 있어 각 종목단체 관계자들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는데 아직도 일부 종목에서 혼선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종목 회장 선거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다시한번 해당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