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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초‧중‧고 개학 풍경 옆 시무룩한 캠퍼스

개강에도 대학가 식당·카페 등 한산·교내에도 학생 없어
경기지역 추가모집 인원 1379명 지난해 비해 390명 ↑
대학 측 “비대면 수업 증가,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생 미달”

 

“조만간 가게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개강하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어제오늘 손님이 전혀 없어요.”

 

8일 수원시 장안구 동남보건대학교 앞 한 과일쥬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A 씨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학생이 없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며 “주말에도 못 쉬고 문을 연 만큼 바쁜 적도 있었지만, 코로나라고 학생뿐 아니라 주민들도 나오지 않으니 이제는 문 여는 게 손해”라고 한숨 쉬었다

 

바로 옆 버거 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곳에서 4년 넘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해 온 봉구스 버거 이수경(48) 대표는 “어제도 배달이 한 건뿐이었다. 개강과 방학 때 매출 차이가 커서 예전엔 개강 당일이면 쉴 틈이 없었는데…”라며 속상해했다.

 

초‧중‧고교가 2일 일제히 개학해 활기찬 분위기를 이룬 반면 대학가는 개강한지 며칠 지난 5일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수원 광교산 인근에 위치한 경기대학교 정문에는 등교하는 학생보다 등산객이 더 많이 보이는 모습마저 연출됐다.

 

학교 정문 앞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원룸 입주율은 지난해와 비교해 15~20% 정도 줄었다”며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 통학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캠퍼스 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 학기 시작을 알리는 플래카드, 안내 게시물, 전광판 등도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도 통학버스 몇 대만 세워져 있을 뿐 텅 비어있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캠퍼스를 드나드는 학생들도 꾸준히 눈에 띄었으며, 근처 식당도 점심시간 대부분 만석이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원룸 수요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역시 비대면 수업 영향이다.

 

활기 넘치는 캠퍼스가 이렇게 풀이 죽은 이유는 입학생과 등록생이 평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에선 2021학년도 정·수시 모집이 미달돼 추가모집 규모를 크게 늘렸다. 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대학 추가모집인원은 지난 달 24일 기준 2만6129명이다. 지난해 9830명보다 2배 이상 불어났다. 경기지역도 30개 대학에서 1379명을 추가 모집했다.

 

지방대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서울‧경기지역 등 수도권도 올해에는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추가 모집자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 대학은 화성에 위치한 신경대학교로 185명을 추가로 모집한다. 시흥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도 119명을 또 뽑는다. 아세안연합신학대(108명), 대진대(80명), 안양대(75명)도 학생을 추가로 선발한다.

 

동남보건대학교 관계자는 “올해 60여 명 미달됐다. 수도권 남부에서 23개 대학 중 다섯 군데 정도 외에는 100% 충원한 곳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이번 미달사태의 원인으로 학령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겹친 것이 주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등교를 하지 못해 실습수업은 거의 하지 못했다”라며 “특히 1학기의 경우 온라인 강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 없었으니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등록금이 수년간 동결된 상황에서 학령인구까지 줄면서 폐교 위기에 몰리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대학들의 재정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역시 코로나19 장기화가 입시 미달로 이어지는 등 피해를 보는데, 등록금은 늘 내리라고만 하니 답답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1년 47만6000 명으로 지난해 51만2000 명보다 3만5000 명 감소했다. 학령인구는 2024년에는 43만 명, 2040년에는 현재의 절반이나 준 28만4000여 명으로 예측된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문우혁·하도헌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