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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입문서] We Are The Reds, 부천FC1995

 

월드컵만 보는 축구팬도, 해외축구만 보는 당신도, 이제 K리그에 입문하는 입문자들도 K리그를 즐길 수 있도록 알아두면 1%라도 도움 되는 K리그 입문서. 그 여섯 번째 페이지를 시작한다.

 

골 하나에 울고 웃는 축구, 11명이 한 팀이 돼 상대팀 골문에 공을 넣으면 승리하는 간단한 스포츠이지만, 우린 그것에 환호하기도 슬퍼하기도 한다.

 

모든 팬들이 그러하듯 부천 팬들 역시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하고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축구에 울고 웃는 부천시민들을 위한 팀, 부천FC1995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본다.

 

◇SK가 떠난 부천, 부천FC1995로 태어나다.

 

K리그 2 소속 부천FC1995와 FC안양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부천은 부천SK가 연고지 이전으로 제주로 옮겼고, 안양은 안양 LG 치타스가 서울로 떠났다. 부천은 안양과 마찬가지로 시민들과 서포터스가 주축이 돼 탄생한 팀이다.

 

2006년 2월 부천SK의 연고지 이전이 발표난 후인 3월 13일 새로운 부천 축구클럽 창단을 위한 시민모임이 발족하며 부천FC1995 창단의 움직임이 시작됐고, 이듬해 12월 부천FC1995가 정식 창단됐다.

 

창단 후 K 3 리그에 속해있던 부천은 2013년 역사적인 K리그 2에 참가하며 프로 진출을 이뤘다. 프로 입성 첫해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부천은 2014년 10위를 거쳐 2015년 리그 5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2016년 부천은 눈부신 성과를 만들었다. FA컵 16강전 경주시민축구단을 3-1로 꺾은 부천은 8강 전북현대모터스까지 무릎 꿇리며 4강에 진출했다. 비록 4강에서 FC서울을 만나 0-1로 패했으나 팀의 역사를 새롭게 쓴 시기이다.

 

부천FC1995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에서도 19승 10무 11패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강원FC에게 패배하며 승격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2016년은 구단의 역사에 있어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2019년 하나원큐 K리그 2 2019에서 4위로 시즌을 마치며 다시 한 번 승격을 꿈꿨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FC안양과 1-1로 비기며 실패했다. 지난해 8위로 마감한 부천은 이번 시즌 1승 1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 제주유나이티드

 

2006년 2월 부천SK의 연고지 이전으로 하루아침에 팀을 잃은 부천 시민들. 그들의 분노는 제주유나이티드에 대한 라이벌 의식으로 발전했다. 줄곧 1부 리그에 소속돼있던 제주가 2019 시즌 강등이 확정되며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2020년 5월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기다리던 부천과 제주의 라이벌 매치가 벌어졌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 팬들의 성원이 클 것이다. 함께 노력하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서포터스 대표는 지옥을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큰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부천은 제주를 상대로 공격을 이어가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0-0으로 정규시간이 다 흐르고 3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부천은 종료 직전 제주의 공격수 주민규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0-1로 패했다.

 

부천은 패배의 아픔을 뒤로하고 다음 경기 승리를 다짐했다. 8월 26일 펼쳐진 2차전, 양 팀은 경고 4장이 나오는 치열한 경기를 가졌다. 부천은 전반 추가시간 이동률에게 선제 페널티골을 실점한 후 후반전 3골을 연달아 내주며 무너졌다.

 

20라운드 부천과 제주는 시즌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지난 두 번의 맞대결에서 득점에 실패한 부천은 득점과 승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부천은 이날 경기에서도 안현범과 주민규에게 전반 초반 연속 실점하며 패했다.

 

2020 시즌을 끝으로 제주유나이티드가 1위로 승격해 두 팀이 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없다. 하지만 부천FC1995가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해 승격한다면 다시 라이벌 전을 가질 수 있다. 부천의 서포터스인 헤르메스는 팀이 승격해 제주를 꺾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2016년 FA컵 4강 진출의 갈림길, 전북현대전

 

앞서 말했듯 2016년은 부천FC1995에 있어 가장 빛난 시기이다. 부천은 32강에서 K리그 클래식에 소속돼있던 포항스틸러스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했다. 상대는 포천시민축구단을 이기고 올라온 경주시민축구단이었다.

 

부천은 경주시민축구단을 3-1로 물리치며 구단 최초로 8강에 진출했고, 그해 K리그 클래식 2위를 기록한 전북현대모터스를 만났다.

 

전반 24분 전북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35분 이효근이 골을 터트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치열한 공방전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김영남이 역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북 장윤호의 파울이 나왔다. 앞서 한 장의 경고가 있던 장윤호는 다시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수적 우위를 점한 부천은 이학민이 화려한 드리블 후 추가골을 넣으며 앞서기 시작했다.

 

후반 종료 직전 패스를 받은 바그닝요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부천이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3-2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구단 레전드에서 지도자로, 박문기

 

박문기 감독은 지난해 부천FC1995 U-18팀을 이끌고 제56회 춘계고등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뤘다.

 

감독의 모습이 익숙하지만 부천FC의 레전드로 통하는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부천의 수비진을 책임졌다. 중앙 수비수임에도 부천 소속으로 101경기에 출전해 10득점 2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을 갖춘 선수였다.

 

그는 팀이 K 3에 속해있던 시절,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하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2013년 프로에 진출한 부천의 첫 홈경기에서 박문기의 은퇴식이 거행됐다.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그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부천종합운동장에는 많은 팬들이 모였다. 그렇게 열렬한 응원 속에 부천을 떠났다.

 

은퇴 후 U-12, U-15 유소년 팀을 거친 그는 현재 U-18 선수단 감독직을 맡으며 팀의 미래를 위해 힘쓰고 있다. 때로는 쓴소리도 하지만 그는 선수들에게 격려를 많이 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팀의 전설에서 팀의 미래를 키우는 박문기에게 ‘레전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하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김도균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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