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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사 10번이 목표”, 수원시청 씨름단 이승호

금강 트로이카 맏형…13년 차 중견 선수
훈련서 해보고 싶은 기술 연마…경기서 사용해 이기면 쾌감 더 커

 

“씨름선수 이승호로서 개인적인 목표는 장사 10번입니다.”

 

금강급 대표 선수인 수원시청 이승호 선수는 자신의 바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월 12일 경상남도 합천군에 위치한 합천체육관에서는 2021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이 펼쳐졌다. 이승호는 같은 팀 동료 임태혁을 만났다. 2020 홍성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 이후 1년 만의 만남이었다.

 

지난 대회에서 임태혁을 꺾으며 금강장사에 올랐던 이승호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승호는 1-3으로 아쉽게 패하며 금강장사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패배의 아픔에도 그는 임태혁을 축하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보였다.

 

185cm의 건장한 키에 짙은 눈썹,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승호,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진솔함과 수더분한 매력에 빠졌다.

 

 

그는 “동계훈련을 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시합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막상 경기에 나서니 좋은 경기력을 보여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며 “시합 당일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그런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대회를 회상했다.

 

주특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씨름 교본에는 없는 기술이지만, 점프뛰기를 사용한다. 이 기술은 금강급뿐만 아니라 씨름선수 통틀어도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점프뛰기는 상대가 왼배지기나 들배지기를 시도할 때 왼쪽으로 중심을 이동하는 찰나 오른쪽으로 뛰어 몸의 중심을 옮기는 기술이다. 덧걸이와 비슷하지만 다리를 걸지 않고 중심만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승호는 “훈련을 할 때 해보고 싶었던 기술들을 마음대로 사용하며 몸에 익힌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경기에서 시도하는 편”이라며 “연습했던 기술로 상대방을 넘길 때 쾌감이 다르다. 이 기술이 통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며 웃어보였다.

 

징크스에 대해 묻자 그는 “얼마 전까지는 징크스가 있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손에 잡고 있는 물건이나 걸어둔 옷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말부터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2년 연속 설날에 열린 씨름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이승호는 긴장을 푸는 노하우에 대한 질문에 “긴장을 해소하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긴장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지만, 막상 샅바를 잡으면 경기에 집중해 긴장감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이승호는 수원시청 씨름단 임태혁과 영암군민속씨름단 최정만과 함께 ‘금강 트로이카’로 불린다. 세 선수 중 맏형인 그는 “선수 이승호의 개인적인 목표는 장사를 10번 하는 것이다. 그 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이룬 것 같다”며 자신의 꿈을 전했다.

 

현재 금강장사 8회, 통합장사 1회를 이룬 이승호는 꿈에 근접해있으나, 금강급에 수준급의 선수들이 포진해있는 만큼 어려움이 있다. 그 역시 임태혁, 최정만, 문형석을 라이벌로 꼽았다.

 

13년 간 모래판을 지킨 이승호, 오랜 시간 씨름을 해온 그가 생각하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씨름은 단 두 명이서 맨몸으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상대를 넘긴 후 상대를 내려다보면 쾌감이 있다. 그 점이 계속 씨름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승호는 ‘10초 승부사’라 불릴 만큼 멋지고 호쾌한 경기를 펼친다. 화려한 기술 덕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경기장에 직접 오지 못하고, 유튜브나 TV로 응원을 해주는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같이 얼굴을 보며 경기하고 응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옆집 형 같은 매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승호. 그의 바람처럼 팬들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곧 경기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 경기신문 = 김도균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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