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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가무형문화재 경기도도당굿, 존폐 위기 벗고 새 출발... 승경숙 초대 회장

국가무형문화재 제 98호 경기도도당굿보존회 정식 출범
지난 8일 고유번호증 발급... 전수교육 사업 및 보급사업 등 추진
승 회장 “보존회 정상화 및 발전 뜻 모아... 문하생 양성과 전승 주력할 것”

 

국가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1990년 10월, 중요무형문화재 제 98호로 지정됐던 ‘경기도도당굿’이 마침내 ‘존폐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1년 보유자인 故 오수복 선생 사망 이후 오랜 기간 내홍을 겪으며 사실상 해체 직전까지 갔던 경기도도당굿보존회가 전승교육사 4명을 중심으로 이수자 19명과 함께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 지난 8일자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고 새롭게 출범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도도당굿보존회’(이하 보존회)의 초대 회장은 이수자인 승경숙 선생이, 사무국장은 전수조교인 변진섭 선생이 각각 선임됐다. 보존회 회장을 여자가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존회는 앞으로 경기도도당굿의 전수교육 사업과 보급사업, 국제교류 사업은 물론 국가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한 사업, 보존회원 간 친목도모를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다른 지방의 도당굿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남자무당인 화랭이들과 무녀인 미지가 굿을 하는 경기도도당굿은 특히 음악과 장단이 다양하면서도 훌륭하고,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경숙 (사)국가무형문화재 경기도도당굿보존회장

 

“사단법인이 나오기까지 맘 고생도 많이 하고 무척 힘들었다.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도 있고, 회원들도 한 마음이 되지 못해 다수가 보존회에서 등을 돌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모두가 보존회 정상화와 발전에 뜻을 모은 만큼, 걸음마를 뗀다 생각하고 정말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도도당굿 전승에 주력할 계획이다.”

 

 

승경숙 회장은 보존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전승을 위한 문하생 양성을 손꼽았다. 따라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몇 가지를 수정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승 회장은 “경기도도당굿을 생각한다면 첫째 양성을 많이 해야 한다. 악사쪽은 많아도 미지쪽, 만신들 쪽은 거의 없다”면서, “가르치는 사람이 더 성의껏 하면 배우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전에는 입문 후 2년이 지나야 전수생 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이를 1년 반으로, 또 전수생이 되고 나서 3년이 흘러야 자격을 부여했던 이수자 시험을 2년 이상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도당굿은 세습적인 것으로, 무속인이 아니어도 들어올 수 있다. 무용이나 음악(민요), 연희 등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참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처음엔 배우기가 좀 힘들어서 이걸 왜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그 멋과 맛을 알게 되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다”고 자랑했다. 

 

 

교육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는 그녀다. 해서 수강료는 얼마냐고 묻자, “글쎄, 얼마를 받아야하나?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데, 시간만 맞으면 언제든 와도 상관 없다.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얼마를 받아야 하나?”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변진섭 사무국장이 “너무 적어도 책임감이 떨어지는 것 같긴 하다”면서 수강료는 임원들과 같이 좀 더 고민해보고 되도록 저렴하게 결정하겠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승 회장은 “누구든 들어오기만 하면 다 가르칠 생각이다. 뿌리에 가지가 나야 되고 꽃도 펴야 하고,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40~50대도 괜찮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승 회장은 특히, 다양한 지역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이수자들이 전수교육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수자 정도면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실력과 자격이 된다. 시기할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가르칠 수 있는 건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전승 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공간’의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물론 승 회장이 개인 공간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초 및 광역 지자체 차원의 검토가 이뤄져야 할 사항으로 여겨진다. 

 

이는 승 회장이나 보존회 회원들도 같은 입장이고 또 바람이다. 그녀는 “경기도도당굿은 시문화재도, 도문화재도 아닌, 국가 지정 문화재다. 전통문화 쪽에선 아마도 우리가 경기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안다. 그 부분에선 지역에서 제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보존회는 현재 안양시 만안구 만안로에 위치한 건물 지하 1층 공간에 사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승경숙 회장은 “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한 문하생 모집이나 교육은 우리의 역할이지만, 시에서 지원을 해줘야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원시에는 무형문화재 전수관도 있다. 이를 포함해 다각도로 알아보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6개월 정도 지나면 도당굿보존회가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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