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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촛불시민과 함께 손잡고 나아갈 ‘추미애의 깃발’

개혁정치가 추미애와 인문학자 김민웅의 대화

 

◆추미애의 깃발/추미애·김민웅 지음/한길사/396쪽/1만7000원

 

“장엄한 역사의 길, 촛불시민께서 열어주신 그 길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계속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대의가 있는 곳에 대세가 있고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첫 장을 펼치니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제때 물을 주지 않아 2년간 정들었던 반려식물 로즈마리를 떠나보낸 일화를 전하며, 개혁에도 때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때를 놓치면 개혁의 새순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짓밟히기도 한다면서, 개혁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제때 해갈하지 못한다면 민심이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부연했다.

 

‘추미애의 깃발’은 개혁 정치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인문학자인 김민웅 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와 나눈 대화를 엮어낸 책이다. 이 책에서 추미애는 자신의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개혁과 민생은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제1장 ‘개혁의 길’을 시작으로 ‘폭풍의 언덕에서’, ‘분홍빛 청춘’, ‘DJ와의 만남’으로 구성됐다. 또 ‘촛불의 명령’과 ‘정치검찰과의 전쟁’, ‘들불처럼 번진 촛불시민의 응원’, ‘자본을 넘어 생명으로’, ‘공존을 위한 희망의 씨앗’, ‘새롭게 태어나는 정치’ 등 총 10장으로 이뤄졌다.

 

 

김민웅 교수는 “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고, 선거 패배가 속상하다는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개혁 이슈를 자꾸 꺼낼수록 윤석열 총장이 실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개혁의 고삐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이 대담의 성격이 개혁의 정치적 연속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한 때에 목표의식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을 독립시켜줬더니 막상 검찰 스스로 중립을 지키지 않더라’고 한탄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검찰개혁을 대충하거나 멈추면 안된다고 못 박았다. 정치검찰의 만행을 겪은 자신도 분노가 치민다고 털어놓으며, 검찰권력은 비대해졌고 제3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비겁하고 의리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해요. 후회는 살아있는 사람의 지옥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제 마음은 지옥이 아닙니다. 다시 가시밭길을 가라고 해도 갈 거예요. 촛불을 들라고 하면 다시 드는 시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6년 8월, 추미애 전 장관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다. 김민웅 교수는 정당인으로서 정상의 위치에서 법무부장관이 하고 싶었냐고 물었고, 추미애 전 장관은 “내게 개혁성향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하면 이런 부분에서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정치를 하는 이유는 개혁을 하기 위함이지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도 덧붙였다.

 

 

이 책을 보면 인간 추미애의 인생을 알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그는 스스로 불의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붙는 ‘강성’이라는 수식어에 보이는 것과 봐야 할 것을 구분하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제10장 ‘새롭게 태어나는 정치’에서 추 전 장관은 “요즘 K팝, K방역과 함께 K민주주의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우리 스스로 정의를 위해 얼마나 똘똘 뭉쳤나”라며 “민(民)의 힘이 불의한 권력을 무너뜨렸다. 우리 국민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한다”고 전했다.

 

촛불광장에서 함께 손잡고 눈물 흘리던 때를 떠올리며 ‘지금까지 피 흘리고 실패했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계기, 희열과 동지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김민웅 교수는 이 만남과 대화에 있어 “한 인간의 진면목을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다. 또한 옳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고, 아무리 어렵다 해도 가야 할 길이라면 가는 추 전 장관이 고난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견뎌온 단련된 정치가임을 깨달은 순간이라고 부연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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