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소년공 시절 입은 장애로 군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 비꼬는 해석의 포스터에 대해 김두관 국회의원(더민주·양산을)이 “마타도어를 멈춰달라”고 한 것에 대해 이 지사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의원은 17일 태극기를 배경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본인과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국회의원(강북을)의 사진이 실려 있는 ‘더불어민주당 군필원팀’이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두고 “비열한 마타도어에 동참하기 싫다. ‘미필’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그림에서 빼 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작성함과 동시에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며 감사를 표했다.
이 지사는 “차마 어디 호소할 곳도 없고 마음만 아렸다”면서 “장애의 설움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신 김두관 후보님 말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가 들어도, 살만해져도, 장애의 서러움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다”며 “이 그림을 보자 갑자기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프레스에 눌려 성장판 손상으로 비틀어져 버린 왼팔을 숨기려고 한여름에도 긴 팔 셔츠만 입는 절 보며 어머니는 속울음을 삼켰다”며 “휘어버린 팔꿈치를 쓰다듬던 어머니 손길을 느끼며 자는 척했지만 속으로만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를 만나 30이 훨씬 넘어서야 비로소 짧은 팔 셔츠를 입게 됐으니, 세상 사람들이 제 팔만 쳐다보는 것 같아 셔츠로 가린 팔조차 숨기고 싶던 시절을 지나 장애의 열등감을 극복하는데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휘어진 팔’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2006년 당시 최고위원이던 김 의원의 도움으로 성남시장 후보 선거에 나설 수 있었던 사연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김 후보님의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꿈을 아주 오래전부터 공감한다”며 “저의 분권과 자치, 지역균형발전의 신념은 2005년 김 후보님이 주력하시는 자치분권전국연대에 참여해 경기대표로 활동하며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김 후보님의 글을 보니, 동생의 장애를 놀리는 동네 아이들을 큰 형님이 나서 말려주시는 것 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다”며 “오래전부터 꾸어오신 후보님의 자치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의 꿈을 응원하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꿈이 실현되는데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 역시 이 지사가 표한 감사함에 페이스북에 “민주당 원팀을 향해 함께 달리자”는 글을 올리며 화답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께서 그 옛날 일까지 상세히 꺼내 주시니 오히려 제가 더 낯이 뜨겁다”며 “2005년 안양에서 처음 뵀던 ‘이재명 변호사’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 때 ‘자치분권 경기연대’ 공동대표를 맡아 주신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함께 공동대표로 활약했던 분들이 지금 경기도의 여러 시장들이 되셔서 활약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항상 뿌듯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원팀이다. 그래도 경선이라는 과정에 있기에 정책과 공약에 대한 검증은 날카롭게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식의 비열한 이미지로 사람을 비하하고 갈라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포스터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적했다.
끝으로 “민주당의 경쟁력은, 말도 안되는 이유로 깎아 내려서 쌓는 것이 아니라 본선에 대비해 더 확실한 검증을 통해 강력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검증이 마타도어가 돼선 안된다. 장애로 군에 입대 못한 그 한을 껴안아주는 게 민주당 정신”이라며 이날 페이스북에 김두관 의원의 글을 공유해 이 지사를 위로했다.
[ 경기신문 = 박환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