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의 절반 이상이 공장 신·증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외투기업 제조공장 신·증설 고충 사례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제기된 민원 1천765건 중 건설과 토지 관련 민원이 172건(10%)으로 조사됐다.
172건 중 외투기업의 제조공장 신·증설 민원은 99건(58%)으로 외투기업 10곳 중 6곳이 국내 공장설립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제조공장 신·증설과 관련 단계별로 보면 입지계획 및 선정 32건(32%), 인·허가 절차 40건(40%), 공장설립 단계 27건(27%)으로 각각 집계됐다.
무엇보다 인·허가 단계에서 수도권 공장건립 규제 등이 39건(97%)으로 외투기업들이 각종 규제로 투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TFT-LCD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A사는 지난 2003년 도내 납품협력업체 인근 산업단지에 입주를 희망했지만 인근에 배후도시가 없어 인력수급 어려움에 따라 충북으로 옮겨갔다.
또 반도체를 생산하는 B사도 올해 도내 시장확대를 위해 3개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입주를 희망했지만 입주업종을 첨단산업에 국한해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원공급장치 제조업체인 미국 M사와 독일 N사, 직물제조 업체 독일 I사 등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로 공장 건립이 당초보다 1년 이상 지연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이전했다.
한편 공장건립에 750만 달러를 투자할 경우 중국에서는 2만5천㎡의 공장을 9개월만에 건설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5천㎡의 공장을 짓는데 평균 1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