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백수린 지음 / 창비 / 232쪽 / 1만 4000원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백수린이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작가가 몇 년 전 자리 잡은 서울의 한 오래된 동네를 배경으로 한다.
아파트를 벗어나 난생처음 살게 된 동네에서 만난 이웃들, 그곳에서 떠나보낸 반려견과 사랑하는 사람들, 여성작가로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담았다.
책의 말미 작가는 마흔 살 생일에 경험한 풍경을 보여 주며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기 자신을 날마다 사랑하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살아가며 더 많은 존재들을 사랑하겠다는 앞으로의 포부를 담담히 표현한다.
◆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 / 최민지 지음 / 모래알 / 64쪽 / 1만 6000원
힘들고 지쳤을 때,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을 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다면 어떨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는 책의 가름끈을 옛이야기 속 동아줄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책은 한 아이가 혼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이는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향한다. 온 힘을 다해 올라간 그곳에서 온통 책으로 가득 찬 세계를 마주한다.
주인공의 여정은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벌어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책과 연결돼 책 속 인물을 만나고, 책의 세계에 빠졌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독자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주인공이 만나는 동아줄 외에도 다양한 동아줄이 등장한다. 작가는 여러 색과 종류의 동아줄이 담긴 앞면지와 동아줄을 만난 존재들이 그려진 뒷면지를 통해 누구나 자신에게 꼭 맞는 동아줄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 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 서미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48쪽 / 1만 6500원
부드럽고 다정한 말들로 사회 관계망에서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작가 서미태의 두 번째 에세이가 출간됐다.
20대 중반,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대부분의 또래 친구들과 달리 작가는 졸업까지 2학기가 남은 학생이자 출퇴근하는 직장인이자 글을 쓰는 작가라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책에는 이처럼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작가가 사랑(1부)과 사람(2부)과 삶(3부)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포착해낸 순간들을 담았다. 여기에 사회 관계망 독자들에게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글들을 함께 실었다.
같은 노래도 누가 부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르의 음악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작가는 ‘오늘도 수고했어요’, ‘당신은 잘될 거예요’,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워요’라는 응원의 말을 독자에게 보낸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